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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안했지?" '로또청약'에도 통한다는 당첨 비법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3 14:52

수정 2025.11.13 14:54

특공에 2.4만명 몰린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정작 기관추천은 미달...지원자들 '무혈입성'
지난 5년간 기관추천 물량 62.5%가 '미달'
실수요 반영 안되는 특공 배분 문제 지적
1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특별공급이 실제 시장 수요대로 배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공급은 사회적 배려 계층을 돕기 위한 것이나, 생애최초·신혼부부 등 인기 유형과는 달리 일부 유형에서는 매번 미달이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투명성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특별공급에서 기관추천 유형은 50가구 모집에 48명(예비대상자 제외)이 지원하며 0.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공 45가구 모집에 9825명이 몰려 218대 1, 신혼부부 특공 116가구에 8694명이 지원해 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날 진행된 경기도 성남시 '더샵 분당티에르원' 기관추천 특별공급의 경쟁률은 더욱 낮았다. 10가구 모집에 단 한 명(예비대상자 제외)이 지원했다. 반면 생애최초 9가구에는 286명이, 신혼부부 23가구에는 412명이 지원하며 수요가 쏠렸다. "지원만 하면 당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별공급은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한 제도로, 이중 기관추천 유형은 장애인·국가유공자·장기복무 제대 군인 등이 특정 기관의 기관장 추천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민영주택에서는 분양물량의 10%를 기관추천으로 배분하고 있다.

그러나 배분되는 물량 중 많은 수가 미달이 나는 등 특별공급 수급 불일치에 대한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특별공급 청약제도의 운영 실태와 과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분양된 청약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관추천의 경우 청약 미달 비중이 62.5%에 달했다.

제도의 투명성 문제도 비판을 받고 있다. 기관추천은 특별공급 중 소득, 자산 등의 기준이 없고 무주택가구 구성원이 유일한 요건이다. 대상자로도 입국한 지 2년이 안된 박사학위 소지 전문가, 중소기업 근로자, 우수 운동선수 등이 포함돼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청약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최근 다자녀 유형의 경우 제도 취지와 맞지 않게 소형 평형 위주로 배정돼 가족 수에 비해 좁은 주택이 배정된다는 지적을 받자,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한국부동산원·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평형 배분이 적정한지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 50년 동안 특공을 유지해왔으나 효과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제도의 정책 효과에 대한 실증이 필요하다"며 "청약 제도는 청약 통장, 국민주택채권, 주택도시기금 등과 연계돼 있어 주택 판매제도의 전반적인 효율화를 위한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