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8일째에 입장 밝혀..진정성과 책임 회피 의심받아
희생자 계속되었지만 권명호 사장 "죄송하다" 한마디
뒤늦은 사과 이유에 "현장 구조 지원하느라 못했다" 해명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7명이 매몰돼 현재까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울산화력발전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해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사고 발생 8일째에야 겨우 공식 사과에 나섰다. 그동안 구조 지원에 전념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권명호 사장은 13일 오전 11시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명복과 함께 유가족에게 애를 표했다. 아울러 국민에게는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하며 "죄송하다"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권 사장은 이어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재 시공사와 협력해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권 사장은 사고 관련 직접적인 관련성과 책임 여부를 묻는 취재 기자들의 질문에는 "관계 기관에서 조사와 수사 등을 하고 있는 과정이며 결과에 따라서 감당할 부분을 감당을 하도록 하겠다"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날 권 사장의 사과는 지난 6일 현장 작업자 9명 중 2명이 부상을 입고 7명이 매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8일째 되는 날에 이뤄졌다.
그동안 7명의 매몰자 가운데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아직 위치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선 공개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늦은 사과에 대해 이유를 묻자 권 사장은 "저와 우리 회사의 모든 임직원들은 구조 활동에 전념을 하고 그 구조 활동에 필요한 직원에 매진하기 위해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개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 직전 한국동서발전이 언론에 사전 배부한 권 사장의 입장문에는 "죄송하다"라는 문구가 없었다. 권 사장이 현장에서 급히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처로서 직접적인 책임이 없기 때문에 "죄송하다"라는 말을 입장문에 넣지 않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오히려 사고에 대한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듯한 의미의 말은 입장문에 넣었다.
권 사장은 "노후 발전설비의 폐지와 해체는 불가피한 과제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사고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폐지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노후 발전설비 폐지와 해체 사업 자체에 대한 지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 과정의 문제점을 밝히는 대신 사업 시행 자체를 앞세웠다.
한편 지난 6일 울산화력발전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는 지금까지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 상태다. 2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소방 당국은 마지막 매몰자 1명을 찾기 위해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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