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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99%...세계대전의 악몽"…우크라軍, 가스괴저병 확인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3 19:50

수정 2025.11.13 19:49

근육 조직 파괴·가스 발생 1차 대전 참호전 당시 유행 드론 위협에 후송 지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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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의료진이 병사를 치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병사를 치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가스괴저병 감염이 확인됐다. 가스괴저병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당시 유행했던 감염 질환이다. '클로스트리듐'이라는 세균이 근육에 침투하는 방식으로 전파되는 가스괴저병은 심한 통증과 조직 변색을 유발한다.

13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료진은 유럽에서 사실상 근절된 것으로 여겨졌던 가스괴저병 사례를 확인했다. 클로스트리듐이라는 혐기성 세균을 통해 전파되는 가스괴저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린지 에드워즈 박사는 "가스괴저병 치료에는 수술적 괴사 조직 제거와 함께 매우 강력한 용량의 정맥 내 항생제 투여가 포함된다"면서 "클로스트리듐은 극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이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가스괴저병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의관들이 '악몽'처럼 여긴 감염병이다. 해당 질병에 걸리면 산소가 부족한 피부는 괴사해 색이 변하고 극심한 통증과 부종을 불러 온다.

지난 1차 대전 당시 일상이었던 참호전에서 병사들은 진흙투성이의 습한 환경에 노출됐다. 참호에는 클로스트리듐균이 존재했고 감염병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전투과정에서 병사들은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는데 부상병들이 제때 후방으로 이송되지 못하면서 전염 속도는 더 빨라졌다.

우크라이나 군 의료진은 최근 '드론 전쟁'으로 인해 부상병 후송이 어려워지면서 가스괴저병이 놀라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포리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 의료진인 알렉스는 "지금까지 살아있는 누구도 전쟁중에 본 적 없는 종류의 부상 합병증을 보고 있다"며 "이 정도로 후송이 지연되는 상황은 지난 50년 동안, 아마 2차 대전 이후로는 없었던 일"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부상당한 지 몇 주가 지나서야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하의 응급 안정화 지점에 앉아 겨우 생명을 유지한 채로 버티고 있었다"며 "학교에서만 배우던 가스괴저병을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의료 장교 알래스테어 비븐 역시 "역사적으로 이 병은 1차 대전 시대의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 이후로 조기 상처 절제술, 시기적절한 수술, 항생제, 개선된 상처 관리 덕분에 훨씬 드물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쟁 당시에도 가스괴저병은 유행했다.
가스괴저병은 발병 이후 제때 치료하더라도 끔찍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