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래자랑 무대에 선 구청장 뒤 백댄서 정체…출장 처리한 女공무원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3 19:47

수정 2025.11.13 19:47

구청장 뒤에서 백댄서 역할에 '공무' 맞나 논란
무대 위 직원 모두 여성…성인지감수성도 지적
지난 6일 광주 북구 동강대에서 진행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당시 문인 북구청장과 여간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뉴스1
지난 6일 광주 북구 동강대에서 진행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당시 문인 북구청장과 여간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광주 북구청 문인 구청장의 백댄서로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선 여성 공무원들이 공무 목적의 출장을 신청한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는 지난 6일 오후 2시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녹화는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고 문 구청장과 북구의회 의원들,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구청장은 녹화 도중 무대에 올라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고 북구청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이 무대에 올라 백댄서 역할을 했다.

여성 공무원들은 선글라스를 쓰고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채 문 구청장 뒤에서 노래하는 내내 응원도구를 흔들었다.



문제가 된 건 이들이 평일에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목적의 출장 신청을 냈다는 점이다. 노래하는 구청장 뒤에서 춤을 추는 걸 공무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무대에 오른 직원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무대에 오른 자치행정국장·가족복지국장·보건소장·주민자치과장·체육관광과장·오치1동장·동림동장·중흥동장 등 8명은 모두 녹화 당일 출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행정국장과 주민자치과장은 전날에도 사전 논의를 위해 출장을 냈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무원들을 들러리 삼아 다른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렸다. 자발적 참여라고 해도 이를 용인한 구청장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역시 “백댄서 역할을 위해 공무수행 출장 처리한 것은 명백한 세금낭비”라며 “자발이라는 말로 여성 간부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행태는 성인지감수성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에 문 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출장 신청은 직원들의 개별적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 연습을 하거나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여성 간부 공무원들만 참여해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여 세심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무대에 오른 간부 공무원들도 “구청장이 들러리 역할을 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 예기치 못하게 다른 공무원들에게 피해를 줘 송구하다”고 설명했다.


북구는 지난 2022년에도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여성 공무원·여성 구의회 의원이 구청장의 백댄서 역할을 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르면서 지역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