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의 알파벳 투자 규모는 보유 종목 가운데 10번째로 크다. 그동안 고성장 기술주보다 장기 가치주를 선호해온 버핏의 투자 철학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반면 버핏은 올해 3·4분기에도 애플 주식 약 110억달러를 추가 매도했다.
버핏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조용히 물러날 것"이라며 올해 말 그룹 CEO 자리에서 은퇴하고 일상적 경영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알파벳 신규 투자에도 불구하고 3·4분기에도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해당 분기에만 60억달러 넘는 주식을 매도했으며, 최근 3년간 매도 규모는 누적 1840억달러에 달한다. 버크셔의 상위 보유 종목은 애플과 알파벳을 제외하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등 전통적인 가치주 중심이다.
이번 알파벳 투자는 구글의 AI 경쟁력 회복세를 반영한 신뢰 투표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2022년 챗GPT 출시 당시 구글은 대응이 늦어 검색광고 사업 타격 우려가 제기됐지만, 올해 들어 AI 기술력이 빠르게 개선됐고 핵심 검색 사업도 월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알파벳의 최근 분기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주가 흐름도 극명히 엇갈린다. 올해 애플 주가는 약 12% 상승에 그친 반면, 알파벳은 45% 뛰며 엔비디아까지 제치고 2025년 현재 빅테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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