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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산다던 외국인들 사라져"...시장에 무슨일이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14:03

수정 2025.11.18 14:05

미국, 중국 국적자들 매수 급락
8월 말 실시 외국인 토허제 효과
"당분간 이런 분위기 지속될 듯"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뉴시스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뉴시스
외국 국적자들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
(단위: 명)
시기 매수인 수(집합건물)
2025년 1월 836
2월 1011
3월 1091
4월 1255
5월 1260
6월 1293
7월 1313
8월 1335
9월 1313
10월 943
(출처: 법원 등기정보광장)
[파이낸셜뉴스] '내국인 역차별' 논란 등으로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인천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지 두달여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택매수가 9개월 만에 1000건 아래로 떨어졌고, '폭풍매수'를 이어오던 미국과 중국 국적자들의 구매력도 상당 부분 감소했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을 매수, 소유권 등기 이전을 한 것은 총 943건으로 9월 1313건 대비 28% 급감했다. 올해 1월 836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0월 이 건수는 1228건이었다.



국적별로는 미국, 중국, 캐나다 국적자들의 매수가 대폭 줄었다. 미국 국적자의 경우 지난 9월 집합건물 매매건수는 256건에서 지난달 177건으로 30.9% 급감했다. 같은 기간 778건이었던 중국 국적자의 집합건물 매매건수도 579건으로 25.6% 줄어 들었다. 캐나다 국적자들의 매수도 86건에서 49건으로 축소됐다.

이처럼 외국인 주택 매수가 감소한 것은 정부가 지난 8월 말부터 실시한 사상 첫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인천 주요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묶으면서 외국인들에게 실거주 의무 등을 부여했다.

실제 외국 국적자들의 주택매매 감소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미국 국적자의 경우 서울 지역 집합건물 매수가 한 달 만에 74건에서 48건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 매수 건수도 각각 82건에서 29건, 53건에서 33건으로 감소했다. 중국 국적자들의 경우 경기도 지역 주택매매가 414건에서 261건으로 대폭 줄었다. 다만 서울 지역 주택매매는 65건에서 66건으로 소폭 늘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은 (토지거래허가제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수세가 줄었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수도권 상당 부분,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니까 외국인들이 투자성으로 매입하는 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매수세 감소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소규모 오피스텔, 토지 지분이 매우 적은 곳은 토지거래허가 거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의 경우는 매수세가 유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