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초 ‘비연소 저온 플라스틱 분해 기술’ 상용화 성공

300℃ 미만 세라믹 촉매 기술로 나프타급 재생원료 생산
“한국형 녹색기술 수출 시대 개막”

영농폐비닐을 비롯한 연간 6500t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해 최대 4550t(약 540만L)의 플라스틱 재생원료유 생산 용량을 갖춘 웨이브 정읍공장 전경. 도시유전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이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태우지 않고 저온에서 분해하는 ‘비연소 저온 촉매분해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 고온 열분해 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한국형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자원순환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도시유전은 전북 정읍시에서 ‘웨이브 정읍’ 플랜트 준공식을 열고, 세라믹 촉매를 활용한 비연소 저온 분해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을 제조 원료인 나프타급 재생원료유로 복원·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플랜트는 우리기술과의 합작으로 건설됐다. 연간 6500t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해 최대 4550t(약 540만L)의 재생원료유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설비다.

도시유전 기술은 300도 미만의 온도에서 세라믹 촉매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친환경 공정이다.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퓨란 등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선별되지 않은 혼합 폐기물에서도 플라스틱만을 선택적으로 분해해 고품질 재생유를 얻을 수 있는 세계 유일 기술로 평가된다.

도시유전은 이번 기술 상용화를 통해 △ISCC PLUS 국제인증 △KTL 품질검증 △공정안전관리제도(PSM) 등 국내외 3대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특히 ISCC PLUS 인증은 플라스틱 제조용 나프타 크래킹 공정에 직접 투입 가능한 재생원료유의 유럽연합(EU) 공식 통과 인증이다. 한국 단일 공장에서 이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산된 재생원료유는 이미 베트남 남안그룹과 연간 15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EU·미국·중동 등 글로벌 순환경제 시장으로 수출이 확대될 예정이다. 도시유전은 이 기술을 통해 약 1만7550t 규모의 탄소배출권 확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30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태우지 않고 자원으로 되돌리는 기술을 상용화했다”며 “한국이 이제 탄소중립 기술 수입국에서 기술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국내외 정·산·학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PEDCO·영국 사비엔·스위스 트라피규라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투자 협약과 구매 계약도 함께 체결됐다.

도시유전은 향후 로우카본·사비엔 등과 협력해 블루납사 생산기지 구축 및 탄소 포집·활용 기술(CCU) 고도화를 추진, 국내 자원순환형 플라스틱 산업의 글로벌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18일 전북 정읍시 세계최초 비연소저온 촉매분해 ‘웨이브 정읍’ 상용화 플랜트의 준공식에서 김정윤 도시유전 회장,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 전대영 우리기술 부사장, 박균택, 김용태, 송영길 등 전·현직 국회의원, 압둘모센 알자질 사우디 페드코 대표, 리차드 영국 사비엔 그룹 회장, 데릭 킴 트라피규라 코리아 이사, 다니엘 한 사우디 SIRC 이사, 유미란 독일 BASF 아시아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시유전 제공

[e-mail]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