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이후 안정추구 뚜렷
생명보험사 운용자산 51%가 채권
손해보험사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
위험자산 등 투자 다변화 딜레마
요구자본은 늘고 킥스는 떨어져
생명보험사 운용자산 51%가 채권
손해보험사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
위험자산 등 투자 다변화 딜레마
요구자본은 늘고 킥스는 떨어져
■IFRS17 이후 소극적 자산운용 고착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는 전체 운용자산 780조원 가운데 약 51%를 국채를 포함안 채권에 투입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채권 비중은 2%p 상승했다.
채권 가운데서도 변동성과 킥스 위험계수가 낮아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국채의 비중이 가장 컸다. 올해 8월 말 보험사의 국내 채권 순매수액(17조1980억원) 중 국채 비중은 80%에 달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듀레이션 갭)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생보사는 장기 보험계약이 많아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간이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용하는 자산을 회수하는 시점보다 더 길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만기가 긴 국채를 꾸준히 매입하며 자산의 만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초장기 국채 투자에 집중하며 안정적 자산운용을 고집하는 것은 IFRS17과 K-ICS 도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고, 보험수익은 발생주의로 인식되면서 금리 변동시 부채 규모가 즉각 크게 움직이고, 수익은 천천히 쌓이는 구조가 됐다.
이로 인해 회계상 자본 변동성이 이전보다 확대됐다. 여기에 건전성 지표인 킥스가 더해지면서 자본 규제가 강화됐다. 위험자산을 늘리는데 따른 요구자본 부담도 커졌다. 회계·자본 규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다 보니 자산운용의 폭이 눈에 띄게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투자 필요하지만...제약 여전
저금리 시대 진입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고금리 시기에 판매된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연 5~6% 수준의 확정이율을 약속한 장기 연금·저축성 상품이 많았다. 이후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는 약속된 금리를 맞추기 어려워졌다. 시장금리로 운용해 얻는 수익률이 약속한 지급이율보다 낮아지면서 손실이 구조적으로 쌓이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실적에서 삼성생명은 과거 판매한 유배당 연금보험에서 약 3000억원의 손실부담계약비용(Loss Component)이 발생했다. 유배당 연금보험은 보험사가 자산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배당하는 구조인데 판매가 중단된 지 오래됐음에도 잔존 계약이 남아 있어 향후에도 일정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보험사도 전통적인 자산운용 방식인 채권 중심 운용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등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 자금을 투입하면 높은 위험계수가 적용돼 요구자본이 늘고, 킥스가 하락하게 된다.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49%의 높은 위험계수가 부과돼 중소·벤처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요구자본이 비례해 증가하지 않도록 당국에서 개선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사들도 생산적 금융에 참여하기 위해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고 싶지만 건전성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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