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거 美 뛰어든 ‘서학개미’···순대외금융자산 흐름도 바꿨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9 12:00

수정 2025.11.19 12:00

한국은행 ‘2025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발표
순대외금융자산 1조562억달러..전분기比 258억달러↑
대외금융자산, 대외금융부채 동반 증가..전자 폭이 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2개 분기 이어진 감소세를 끊고 반등했다. 국내외 증시 모두 상승하면서 이른바 ‘서학개미’와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활동이 모두 가열됐으나 전자가 후자를 넘어선 결과다.

해외·국내투자 동반 활성화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말 국내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1조562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말(1조304억달러) 대비 2.5%(258억달러)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4분기 1조1020억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1·4분기(1조840억달러), 2·4분기(1조304억달러)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번에 반등한 셈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가 대외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클수록 대외건전성 등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한 금액을 일컫는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 투자하는 금액인 ‘대외금융부채’를 차감해 산출한다.

전자가 후자를 웃돌 경우 양수가 되는데 이번엔 그 격차가 확대됐다. 대외금융부채도 늘긴 했으나 원화 약세가 부채 평가액 확대를 일부 제약하며 상대적 증가세는 밀렸다.

다만 두 지표 모두 지난해 4·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4분기 대외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전분기말(2조6818억달러) 대비 1158억달러 늘었다.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직접투자, 기타투자,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모두 87억달러, 68억달러, 118억달러씩 증가했다. 특히 증권투자가 890억달러 확대된 영향이 컸다.

국내 증시가 뛰며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말(1조6514억달러)보다 900억달러 늘어난 1조7414억달러를 가리켰다. 지난해 4·4분기(1조4105억달러)와 비교하면 17% 이상 확대됐다. 역시 885억달러 증가한 증권투자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임인혁 한은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미국 주가 상승으로 해외 주식투자가 증가했고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채권투자도 지속됐다”며 “외국인들도 국내 주식시장 호조로 투자를 늘렸고, 주가 상승으로 (평가이익 등이 늘며) 비거래 요인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말(3572억달러) 대비 246억달러 증가한 결과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에서 직접투자 중 지분, 증권투자 중 주식(펀드 포함), 파생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부채를 뜻한다. 구체적으론 만기, 금리 등이 정해져있는 대출금, 차입금, 채권 등이다.

대외채권은 전분기말(1조928억달러)보다 271억달러 늘어난 1조1199억달러, 대외채무는 전분기말(7356억달러)보다 25억달러 증가한 7381억달러였다. 단기(189억달러), 장기(82억달러) 모두 증가했는데 각각 중앙은행 준비자산, 기타부문 부채성증권 중심으로 늘었다.

대외건전성 지표 중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8.3%로 전분기말보다 2.4%p, 외채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율(21.9%)은 0.8%p 낮아졌다. 각각 준비자산 증가, 단기외채 감소에 기인한다.

외국인은 이제 빠지나
4·4분기 들어선 서학개미와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 양상이 다소 갈리고 있는데, 이 같은 수급 비대칭이 원·달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실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9월 25일 1400원대에 진입한 이후 그달 29일 하루를 제외하고 이달 18일까지 34거래일 간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엔 장중 1470원을 뚫기도 했다.

임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이달 4200포인트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이후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 목적으로) 집중 매도세를 보인 반면 국내 투자자는 해외 증권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형국”이라며 “이 같은 불균형 심화에 더해 다카이치 신임 일본 총리가 확장 재정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 데 따른 엔화 약세도 환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달러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12월 있을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동결을 할 수도 있단 의견도 나오면서 강달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9조1618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37억8300만달러로, 전월 동기(39억3900만달러)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