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1㎡가 1770만원라니...'돈방석' 된 서울 아파트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6 06:00

수정 2025.11.26 06:00

서울 역대 최대 기록 경신
수도권도 종전 최고 수준
"일관성 있는 정책 필요"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0월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성동구와 광진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0월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성동구와 광진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1㎡당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 추이
(단위: 만원)
시기 서울 수도권
2025년 1월 1515.71 906.72
6월 1638.90 946.60
11월 1769.69 995.00
(출처: KB부동산)
[파이낸셜뉴스]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요 지역 집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수도권 지역은 종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요 지역 아파트 공급 물량이 생각보다 적어 체감이 안되는데다 집값이 오른다는 불안감이 서울, 수도권 집값을 끌어 올렸다고 분석한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당 1769.69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인 10월 1735.48만원을 한 달 만에 뛰어 넘은 것으로 올해 초 1515.71만원과 비교하면 16.8% 오른 수치다.



수도권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1㎡당 매매 가격이 900만원을 돌파하며 무서운 속도로 오르더니 11월 995만원으로 1000만원 직전까지 올라왔다. 직전 최고 기록은 2022년 6월 995.44만원이다. 단기간 급등이 아닌 꾸준한 상승세가 눈에 띈다. 실제 서울의 경우 2024년 6월을 기점으로 집값이 계속 올랐고 수도권도 비슷한 기간부터 하락 없이 쭉 올랐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펼친 10·15 대책과 정반대 양상이다. 해당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시군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점이 핵심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예상보다 적은 공급 △집값이 오른다는 불안감 △고가 아파트의 거래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당장 들어갈 집이 없으면 집값은 올라간다"며 "내년 상반기에 정부가 발표한 입주 물량이 생각보다 적은데, 하반기에도 물량이 많이 풀리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을 2만8984가구로 내다봤다. 올해 4만2684가구 대비 32% 이상 감소하는 수치다.

집값이 오른다는 불안감도 가격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김호기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수요를 억제한다고 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수요와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도 또 다른 이유다. 권 교수는 "고가 아파트가 거래되면 평균 가격이 올라간다"며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올라간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람들이 학습 효과가 생겼다. 규제지역은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규제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 부동산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지역에 투자하면 가격이 더 오른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 속에서도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집값 올랐다고 해서 정책을 바로 바꾸지 말고,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일관성을 가지고 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기서 또 정책 방향을 바꾸면 시장을 자극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