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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품은 네이버… 20兆 규모 'K핀테크 공룡' 탄생

주원규 기자,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6 18:25

수정 2025.11.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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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1주당 네파 2.54주 교환
쇼핑·금융·가상자산 결합 시너지
남은건 정부 규제 리스크 돌파
이해진·송치형 27일 합병안 발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합병 절차에 들어간다.

양사의 기업가치 합산 20조원에 달하는 공룡 금융플랫폼의 탄생으로, 네이버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된다.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등 신흥 금융 생태계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26일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1:2.54로 정해졌다.



이같은 산정안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가치는 4조9000억원, 두나무의 지분가치는 15조1000억원으로 각 회사 발행주식 수를 반영해 주당 가액은 네이버파이낸셜은 17만2780원, 두나무는 43만9252원으로 2.54배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이번 지분 교환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추후 주주간계약을 통해 네이버가 추가 지분을 확보할 여지를 열어뒀다. 네이버파이낸셜을 손자회사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사회를 통과한 주식 교환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되어야 한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다만 금융감독원에 포괄적 주식 교환에 따른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도 남아있다. 결합 과정에서 금산분리 규제가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지만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전통 금융업자가 아닌 만큼 이에 해당하지 않을 전망이다.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에서도 네이버 파이낸셜을 전통적 금융회사로 보아야 할지 이견이 있지만 이에 관한 별도 법안이 없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네이버는 이번 기업 결합으로 네이버가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는 플랫폼 기업이 될 예정이다. 양사의 시너지로 네이버가 디지털 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을 넓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두나무 블랙체인 플랫폼 기와체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네이버페이에서 결제수단으로 이를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네이버와 네이버페이가 갖춘 커머스와 간편결제 생태계에 두나무의 강점인 가상자산 기반으로 사업을 넓혀갈 수 있다. 이번 이사회 안건에 해외 상장 계획이 직접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나스닥 상장을 포함한 글로벌 자본시장 전략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오는 27일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함께 이같은 합병안을 설명하기 위한 언론 대상 간담회도 연다.

이 의장이 직접 간담회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약 9년만이다.
공개 행보가 적어 '은둔형 기업인'으로 불리는 두 경영자가 직접 등판할 만큼 이번 합병을 주요 안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최고경영진들도 이 자리에 함께한다.


네이버 관계자는"양사는 AI 및 검색 기술, 간편결제, 블록체인 기술 역량의 융합으로, 웹3 환경으로의 변화 속에서 선도적으로 글로벌 도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갖출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기술 저변 확대, 인재 양성, 사회적 수용도를 높여나가는데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글로벌에 진출해 K 핀테크의 저력을 알려나가겠다"고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