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황 부진... 팬데믹 이후 최악
셀린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서 철수
셀린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서 철수
[파이낸셜뉴스] 면세점 업황이 부진하면서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시내 면세점에서 영업을 종료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CELINE)는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에서 철수한다.
올 3분기 면세점 소매액 3조...2020년 1분기 이후 최저
27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셀린느는 다음 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철수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셀린느 퇴점은 계약 종료로 인한 MD 개편 조치"라며 "해당 공간에 입점할 브랜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셀린느의 해당 매장 철수는 면세점 업황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면세점 소매판매액은 3조68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판매액은 10조 954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0년 같은 기간 11조 5122억원보다 4.8%(5577억원) 줄어든 수치다.
루이뷔통·샤넬도 시내 면세점 곳곳서 영업 종료
면세점 구매가 위축되자 명품 브랜드들은 시내 면세점 여러 곳에서 영업을 종료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지난 9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철수했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지난해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는 같은 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각각 퇴점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은 이보다 앞선 2022년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면세업계가 힘들어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매장 조정이나 퇴점을 검토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면세점은 주요 브랜드들과 지속적으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매일경제에 전했다.
고환율 기조에 가격 경쟁력 사라져
한편 면세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방한 관광객들의 소비 추세의 변화, 고환율 기조로 인해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 점 등을 꼽았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달 관련 보고서를 통해 "엔데믹 이후 글로벌 면세점 시장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했지만, 국내 면세업계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핵심 고객층이었던 중국인들이 자국 면세점을 이용하면서 국내 면세산업의 매출 기반은 약화했으며, 중국 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국내 면세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여행 성향이 쇼핑 중심의 단체여행에서 체험 중심의 개별 자유여행으로 변하고 있다. 소비 동향도 고가 브랜드를 대량 구매하는 데서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방한 관광객들의 소비 추세가 달라진 점도 면세 업황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업계 내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점과 고환율 기조로 인해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 점, 내국인 면세 한도가 '미화 800달러(약 117만원)'로 낮아 소비 유인이 부족한 점 등이 국내 면세업계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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