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의 사망자가 146명으로 늘었다는 홍콩 당국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중국 당국이 과거 홍콩에서 벌어진 반중국 시위가 재연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홍콩 주재 국가안보공서(홍콩 국가안보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반중 세력을 겨냥한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민의를 거스르고 이재민들의 비통함을 이용해 정치적 야심을 이루려 한다"면서 홍콩을 2019년 당시 난국으로 되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홍콩에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를 계기로 대규모 반중 시위가 수개월간 이어졌다. 이후 홍콩보안법이 만들어졌고 이듬해 홍콩 주재 국가안보공서가 출범했다.
대변인은 "홍콩정부 유관 부서가 재난을 이용해 홍콩을 어지럽히는 반역적 언행을 조사·저지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은) 사회 대립·분열을 선동해도 미혹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력한 경고에도 이미 반중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친중 성향 홍콩매체 문회보를 인용해 반중 인사들이 화재 구호 현장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텐트를 운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당국이 이번 화재와 관련해 선동을 시도한 혐의로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신화통신과 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브리핑에서 화재가 난 홍콩 북부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추가 수색 결과, 전날까지 128명으로 집계된 사망자 숫자가 이날 146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홍콩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1월 26일 오후 32층(로비층+31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에서 발생했다. 2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 8개동 중 7개동에 불이 났고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더해져 불은 43시간여만에 진화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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