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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누런데? 김부장 그러다 죽어"...한번 걸리면 되돌수 없다는 '이 병' [이거 무슨 병]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3 19:00

수정 2025.12.03 19:00

간경변의 주요 증상 7가지과 예방법
연말 술자리 앞두고 과도한 음주 금물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이미 손 쓰기 어려울 때 증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 전문가들은 잦은 음주가 간경변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이미 손 쓰기 어려울 때 증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 전문가들은 잦은 음주가 간경변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요즘 얼굴이 누렇게 뜨고, 손바닥이 빨간 반점이 생겼어요."

간경변은 간이 굳어가며 서서히 기능을 잃는 진행성 질환이다.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간 손상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으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미 간 전체에 섬유화가 퍼진 뒤에야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발병 원인 1위는 'B형 간염'

간경변은 정상 간조직이 굳은 섬유조직으로 대체되는 상태다. 간염이 반복되면서 세포 손상이 누적되고, 흉터가 과도하게 쌓여 간 구조가 변형되는 과정이다.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지만 의료용어로는 간경변이 정확한 명칭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만성 B형 간염이 간경변 발병 전체 원인의 약 60%로 가장 많다. 이 외에 알코올성 간질환과 C형 간염이 뒤를 잇는다.

문제는 간이 굳어가는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회복이 급격히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원인 치료에 따라 섬유화가 일부 호전될 수 있지만,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간경변 단계에서는 굳은 조직을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간경변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간경변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간경변에 걸리면 어떤 증상 나타나나

우선 간경변에 걸리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높아진다. 간은 에스트로겐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에스트로겐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로 인해 ①손바닥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얼굴과 목, 가슴 등의 피부에도 모세혈관 확장으로 인해 방사형 병변이 나타나는데, 모양이 거미를 닮았다고 하여 ②거미 혈관종이라고 부른다.

남성의 경우는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③여성형 유방과 고환 크기 감소, 성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간은 적혈구가 분해될 때 생성되는 색소 빌리루빈을 담즙으로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 기능이 저하되면 빌리루빈이 혈액에 축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④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왼쪽은 간경변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손바닥 홍반(붉은 반점), 오른쪽은 복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메두사 머리’ 증상.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왼쪽은 간경변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손바닥 홍반(붉은 반점), 오른쪽은 복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메두사 머리’ 증상.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소장에서 흡수한 영양을 받은 혈액은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들어가는데, 간경변으로 인해 간이 딱딱해지면 간 내 혈관이 뒤틀리고 좁아져 간문맥 압력이 높아진다.

높은 문맥압으로 인해 간으로 들어가지 못한 혈액이 복벽의 작은 정맥으로 몰리면 ⑤배꼽 주변에 정맥류가 생겨 혈관이 불룩불룩 튀어나올 수 있다. 이 모습이 메두사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 '메두사 머리'라고도 불린다.

혈액이 식도와 위 주변의 작은 혈관으로 우회하면 ⑥식도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혈관이 터지면 대량 출혈이 발생해 응급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또한 혈액이 비장으로 몰리면 ⑦왼쪽 갈비뼈 아래에서 비장이 튀어나와 만져질 수도 있다.

한 번 생기면 되돌릴 수 없는 간경변, 예방법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경변은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어 예방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아직 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의 경우에는 주사기 재사용이나 비위생적인 문신 등 혈액을 통한 주요 감염 경로를 주의해야 한다.

만성 간염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치료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각종 건강즙, 건강기능식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는 간 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 관리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간 회복에는 고단백 식이가 도움이 되지만, 간성뇌증 위험이 있으면 단백질 과잉은 피해야 한다. 복수나 부종이 나타났다면 저염식을 먹어야 한다.

또한 반복적인 과음은 간 섬유화를 급격히 진행시키므로 음주 습관의 개선은 간경변 예방의 핵심이다. 특히 연말에는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간 건강을 위한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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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