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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1억·세금 1400만원 시대… 부자만 더 부자됐다

정상균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4 12:00

수정 2025.12.04 16:11

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 자산 5억6678만원, 전년비 4.9%↑
부채 9534만원 4.4%↑,담보대출 가장 많아
살림 더 팍팍..이자에 세금·연금 지출 늘어
분배 악화..자산 많은 부자들 재산 더 불어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국가데이터처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가구가 평균 1억원에 가까운 빚을 끼고 5억6600만원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평균 7400만원을 벌어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료 등으로 1400만원을 지출하면서 살고 있다. 이자로 가구당 270만원을 내고 있다. 전·월세와 상가임차 등 임대보증금이 10%나 치솟아 자산 부자들은 재산이 더 늘어났지만 세입자들은 부담이 커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3년 만에 다시 15%를 넘어섰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4일 국가데이터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계의 자산·부채·소득·지출 등으로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삶의 수준과 변화를 알 수 있는 통계다.

지표상으로 보면 가계의 살림은 지난해보다 좋아지긴 했다. 올 3월말 기준 평균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4.9% 늘었다. 자산 중에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4억2988만원으로 전년보다 5.8%, 금융자산이 1억3690만원으로 2.3% 증가했다.

가계 부채도 비슷하게 늘었다. 가구의 부채는 9534만원으로 전년보다 4.4% 늘었다. 부채의 71%를 차지하는 금융부채는 6795만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임대보증금은 2739만원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자산에서 빚을 뺀 순자산은 4억7144만원으로 5% 늘었다.

김현기 국가데이터처 복지통계과장은 "담보대출(5.5%), 카드대출(3.3%)이 금융부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했다.

가구 소득은 7427만원으로 3.4% 늘었다. 근로소득이 2.4% 증가한 4747만원으로 가장 많다. 사업소득은 2.1% 늘어난 1299만원이다. 부동산 등 재산소득이 614만원으로 증가폭은 9.8%로 가장 높다.

소득의 19%는 세금,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 이자 등 소비 이외로 지출했다. 증가율로는 세금(472만원)이 9.7%로 가장 높았다. 가구당 이자비용도 271만원으로 4.4%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6032만원으로 전년(5864만원)보다 2.9% 늘었다. 2%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 상승률은 1%대에 그치는 셈이다.

그러나 소득 분배는 더 나빠졌다.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지표인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전년대비 0.014 증가했다. 역대 최대다. 지니계수가 커질수록 분배율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소득도 전년보다 3.4% 늘었는데, 증가폭은 2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자산이 많은 부자(5분위)들의 소득과 자산소득 증가폭이 빈곤층(1분위)의 주소득원인 노동소득 등에 비해 훨씬 많이 불어난 것이다.


이진만 기재부 복지경제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니계수 등 주요 분배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할수 있도록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맞춤형 일자리 지원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