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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엔비디아 '무어 스레즈(摩尔线程)' 첫 거래서 주가 425% 폭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6 04:21

수정 2025.12.06 04:21

[파이낸셜뉴스]
중국판 엔비디아라는 별명이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무어 스레즈 주가가 5일 상하이 주식 시장 첫 거래에서 425% 넘게 폭등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1일 대만 신주시 TSMC 박물관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AFP 연합
중국판 엔비디아라는 별명이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무어 스레즈 주가가 5일 상하이 주식 시장 첫 거래에서 425% 넘게 폭등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1일 대만 신주시 TSMC 박물관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AFP 연합

중국판 엔비디아라는 별명이 있는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무어 스레즈(摩尔线程, Moore Threads) 주가가 5일 중국 주식 시장 첫 거래에서 공모가 대비 425% 폭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무어 스레즈 주가는 공모가 114.28위안(약 2만3800원)에 비해 425.5% 폭등한 600.5위안(약 12만5100원)으로 첫 거래를 마쳤다.

무어 스레즈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GPU(그래픽 반도체) 설계업체로 상하이의 기술주 중심 스타마켓에 상장해 공모주 발행으로 80억위안(약 1조66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중국 기업공개(IPO) 사상 두 번째로 덩치가 컸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국산 반도체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엔비디아 반도체 사용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나서면서 올해 중국 토종 반도체 제조, 설계 업체들 주가는 폭등했다.

중국이 AI 굴기의 토대인 반도체도 자체 설계, 생산하는 역량 확대에 나서면서 정책적으로 이들 업체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준 덕이다.

이번에 증시에서 대박을 터뜨린 무어 스레즈는 엔비디아 중국 지사장을 지낸 장젠중이 2020년 설립한 반도체 설계업체로 화웨이, 캠브리콘 등에 비해 시장 점유율 등에서 밀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 추산에 따르면 화웨이와 엔비디아가 올해 각각 약 100억달러 규모 반도체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무어 스레즈는 5800만달러어치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무어스레즈는 내년 AI 반도체 매출이 9300만달러로 화웨이의 120억달러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기술 발전을 지속해 내년 중국 AI 반도체 시장 절반을 장악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내년에 20억달러 매출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40%에서 8%로 급락했다.

중국 토종 반도체 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미국은 엔비디아 수출을 풀어줄지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의회에서는 기능을 낮춘 엔비디아의 H200 반도체 대중 수출 허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수출 찬성론자들은 미 기술에 의존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론자들은 중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를 통해 미국과 AI 격차를 좁힐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중국은 자체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적자인 무어 스레즈도 덕분에 IPO를 통해 대규모 자본조달이 가능했다.

벤처 캐피털 홍산(옛 세콰이어 캐피털 차이나)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무어 스레즈는 GPU 설계업체로 초기에는 게이밍 GPU를 설계했지만 지금은 AI에 쓰이는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을 위한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궤적을 그대로 밟고 있다.

반면 중국 최고 반도체 업체인 화웨이와 캠브리콘은 초기부터 AI에 특화된 반도체 개발에 주력했다.

현재 중국도 AI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 자국 생산 역량도 제한돼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분리된 독자 생존의 길을 가고 있다.

무어 스레즈는 2023년 10월 미국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이 때문에 무어 스레즈는 대만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시설을 활용할 수 없다.

이후 무어 스레즈는 중국 토종 반도체 생산업체인 SMI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고 있다.
SMIC는 생산비도 높고 수율도 낮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