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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내년 업무 발표.."국가유산 사업 100조원 시대"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7 17:31

수정 2025.12.17 16:38

허민 국가유산청 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26년 업무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허민 국가유산청 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26년 업무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뿌리인 국가유산 관련 사업을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로 키운다. 특히 태권도를 인류가 지켜야 할 무형유산 목록에 올리도록 추진하는 동시에, 100년 역사를 간직한 옛 서울역의 '정체성'을 찾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 주요 업무 계획을 17일 공개했다.

현재 국가유산을 활용한 산업 분야 시장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추정된다. 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국가유산 관광,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웹툰 등의 콘텐츠, 국가유산을 활용한 굿즈(goods·상품) 등을 모두 아우르는 규모다.



국가유산청은 인공지능(AI), 최신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해 관련 산업을 육성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100조원 시장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의 유산을 널리 알리는 일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내년 7월에는 부산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등재, 보존·보호와 관련한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주요 국제회의다.

그에 앞서 내년 2월에는 미국 뉴욕 현지에서 '코리아 온 스테이지 뉴욕'(Korea on stage, Newyork) 행사를 열어 국가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도전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남북 공동으로 태권도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등재를 신청한 바 있다. 절차를 고려하면 내년에 평가 결과 및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보존·관리 등 본연의 업무도 강조했다.

기후 위기 속에 날로 심각해지는 각종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서두르고, 대응 매뉴얼도 정비할 계획이다.

근현대 경관 자원, 구전으로 내려온 전통문화, 사찰 해우소(解憂所·화장실) 등 그간 소외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시대' 유산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

그간 문화유산, 무형유산, 자연유산 등 유형에 따라 별도로 운영했던 위원회도 내년 5월부터는 '국가유산위원회'로 통합·개편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해로 준공 100주년을 맞은 옛 서울역사 관리도 본격화한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복합 문화공간으로 쓰이는 '구 서울역사'가 철도유산의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오는 2028년까지 보수·복원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시작한 튀르키예 퀼테페 유적 발굴 조사에 이어 일본, 베트남에서 난파선 등 수중유산을 공동 발굴 조사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검토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이 미래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