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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1월 물가 2.7%로 둔화…시장 예상 하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8 23:12

수정 2025.12.18 23:12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했다.

미 노동부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9월의 3.0%에서 둔화된 수치로, 시장 예상치(3.1%)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6%로 집계됐다. 시장은 근원 물가가 3.0%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치는 이보다 낮았다.



노동부의 CPI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물가 지표로, 일부 항목은 상무부가 산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에도 반영된다. PCE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통화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핵심 지표다.

이번 물가 보고서는 이례적으로 발표가 지연됐다. 11월 12일까지 이어진 장기 정부 셧다운으로 노동통계국(BLS)이 현장 가격 조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로 인해 10월 물가 변동 내역을 별도로 공개하지 못했다.

보고서 발표 이전부터 일부 경제학자들은 셧다운에 따른 자료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적용된 BLS의 기술적 조정이 11월 물가 상승률을 하방 왜곡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통계상 인플레이션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가 상승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핵심 정치·경제 이슈다. 2022년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현재의 물가 수준 역시 정책 당국이 안심할 수 있는 범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은 지방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고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경제 메시지를 재검토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관세 정책이 향후 물가에 추가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버드대가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펫·의류·커피 등 관세 노출 품목의 가격은 관세가 없었을 경우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으며, 다른 기업들 역시 관세 정책의 향방을 지켜본 뒤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경제학자들은 상품 가격 상승이 서비스 부문으로 확산되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용, 보육, 항공요금, 자동차 보험 등 서비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이민자 단속 강화로 인한 인건비 압박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