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부상은 지난 18일 카타르에서 열린 플라멩구와의 2025 FIFA 인터콘티넨털컵 결승전에서 발생했다.
이강인의 부상 소식은 지구 반대편 한국에 있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메시지와 맞물려 묘한 울림을 준다. 공교롭게도 홍 감독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던 시점에 터진 악재였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19일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년 5월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지금 이재성은 아주 잘 뛰지만, 이강인은 부상을 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엔트리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단순히 부상을 조심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앞두고, 주전 경쟁이나 엔트리 구성은 '현재의 이름값'이 아닌 '그 시점의 퍼포먼스와 컨디션'이 결정한다는 홍 감독의 철학이 담겨 있다. 실제로 홍 감독은 마인츠 소속 이재성의 사례를 들며 "혹사를 막기 위해 소속팀에 출전 시간 조절을 요청했고, 그 결과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표팀 차원의 세밀한 선수 관리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강인의 이번 부상은 홍 감독이 우려했던 '예측 불가능한 변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셈이다. 내년 1월 파리FC와의 리그 경기, 마르세유와의 트로피 데 샹피옹 결승전 등 빡빡한 일정을 앞둔 PSG로서도,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점검하려는 홍명보호로서도 이강인의 재활 속도는 초미의 관심사다.
홍 감독은 "끝까지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이는 새로운 얼굴 발굴에 대한 의지이기도 하지만, 기존 주축 선수들도 부상 관리와 컨디션 유지에 실패하면 언제든 낙마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이기도 하다.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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