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우승
中 왕즈이 꺾고 배드민턴 여제로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 기록
올 시즌 승률 94.8% 상금 14억
中 왕즈이 꺾고 배드민턴 여제로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 기록
올 시즌 승률 94.8% 상금 14억
안세영은 2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1(21-13 18-21 21-10) 승리를 거뒀다. 무려 1시간36분에 걸친 혈투였다.
1세트를 21대 13으로 가볍게 이긴 안세영은 2세트 왕즈이의 반격에 고전했다. 7-8로 뒤진 상황에서 두 선수는 무려 74번이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지옥의 랠리'를 펼쳤다. 안세영은 몸을 날려 수비해냈지만, 간발의 차로 실점한 뒤 코트에 대자로 뻗어버렸다. 탈진에 가까운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3세트에서는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여제의 진가는 위기에서 빛났다. 3세트 8-6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집중력으로 내리 7점을 쓸어 담으며 승기를 잡았다. 다리는 멈칫거렸지만, 라켓은 더 날카롭게 춤췄다. 안방에서 우승을 노리던 왕즈이는 안세영의 투혼에 질려버린 듯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을 16승 4패로 벌렸고, 올 시즌 맞대결 8전 전승이라는 '천적 관계'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머니게임'에서도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 우승상금 24만달러를 추가한 안세영은 남녀 통틀어 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상금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관중석을 향해 양손 검지를 펴 보이며 '11승'을 자축했다. 항저우의 밤하늘 아래,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국보가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 있음을 전 세계에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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