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팔라듐도 최고가 갈아치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구릿값은 23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1% 넘게 뛰어 t당 1만2160달러까지 올랐다가 1만2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FT는 구리 가격이 올해 37% 뛰었으며,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 △약달러 전망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우려 등이 구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한 미국 매체는 "최근 몇개월 사이 세계 주요 구리 광산에서 발생한 사고와 기상 재해 등도 공급난 우려를 키우면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세계 2위의 구리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지난 9월 대규모 산사태로 생산이 지연됐고, 앞서 5∼7월 콩고민주공화국과 칠레의 주요 구리 광산에서는 각각 홍수와 터널 붕괴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구리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대표 산업 소재로, 전선과 전력 장치에 필수로 쓰인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붐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주요 국가들이 전력망과 관련 설비 대거 증설에 나서면서 구리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만 성장해도 내년 구리 시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국제 백금 현물가는 23일 역대 최고가인 온스(31.1g)당 2274.10달러까지 뛰었다가 2268.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팔라듐도 이날 최근 3년 사이 최고치인 온스당 1874.22달러를 기록했다.
백금과 팔라듐의 가격 강세는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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