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법원으로부터 제작, 유통 모두 금지 당해
항고 의지 밝혔지만, 사실상 방법없는 불꽃야구
최강야구는 최근 7주연속 0%대 시청률 고전
항고 의지 밝혔지만, 사실상 방법없는 불꽃야구
최강야구는 최근 7주연속 0%대 시청률 고전
[파이낸셜뉴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JTBC는 법리적 싸움에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자'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다. 경쟁작은 플랫폼에서 삭제됐지만, 정작 본가의 시청률은 7주 연속 0%대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불꽃야구'의 콘텐츠 삭제 조치가 단행된 25일, 방송가는 이번 사태를 두고 "승자 없는 게임이 현실화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법정 공방이 격화되는 사이 야구 예능을 지탱하던 팬덤은 분열됐고, 피로감을 느낀 대중은 이탈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른 후폭풍은 거셌다. 25일을 기점으로 주요 플랫폼에서 '불꽃야구'의 본편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거나 삭제됐다. 사실상의 '디지털 사망 선고'다.
제작사인 스튜디오 C1의 장시원 PD는 즉각적인 항고 의사를 밝히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22일 제작진에게 "남자는 승부다. 위기에 강한 팀이 되자"는 메시지를 보내며 내부 결속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정하다.
콘텐츠 유통이 막힌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생명력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대중의 기억에서 잊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출연진과 스태프의 임금 보전 약속과는 별개로, '보여줄 수 없는 콘텐츠'는 존재 가치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승소한 JTBC '최강야구'의 상황이다. 경쟁 프로그램의 송출 중단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음에도, 지표는 하락세다. 최근 시청률은 프로그램 런칭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화제성 지표 역시 예전만 못하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를 '팬덤의 이탈'로 분석한다. 두 프로그램의 법적 분쟁이 감정 싸움으로 번지면서, 야구 예능이라는 장르 자체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층이 대거 이탈했다는 것이다.
"베꼈다"는 JTBC의 명분은 법원에서 확실히 인정받았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양측 모두에게 '퇴로'가 없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경쟁 프로그램의 팬덤을 흡수하거나, 다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합쳐지는 그림은 불가능해졌다.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출연진과 스태프들 역시 양분된 상태다. 불꽃야구는 법적 제재로 손발이 묶였고, 최강야구는 떨어진 동력을 다시 끌어올릴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번 소송전이 야구 예능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마이너스 게임'이 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원은 저작권을 보호했지만, 떠나간 시청자의 마음까지 되돌려주지는 않았다. 영상이 지워진 도전자와 시청률이 무너진 챔피언.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진흙탕 싸움의 잔해만이 2025년 겨울 야구판에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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