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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 경고 무시?" 오타니, 다저스 대신 '일장기' 택했나... 충격의 투타겸업 강행 기류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27 17:00

수정 2025.12.27 17:00

다저스 "타자만 해" vs 일본 "투수도 원해"
7억 달러의 사나이, 구단 방침 거역하고 '마이웨이' 가나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다저스의 7억 달러 자산이 구단의 통제를 벗어나는가"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또다시 위험천만한 '이도류(투타 겸업)' 도박을 감행할 조짐이 포착됐다. 구단의 관리보다 조국의 우승을 우선시하는 듯한 심상치 않은 기류에 메이저리그가 술렁이고 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26일, 도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6 WBC에 나설 핵심 8인을 공개했다. 당연히 명단 맨 위에는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이 박혀 있었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체코와 일본의 경기, 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체코와 일본의 경기, 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문제는 '포지션'이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이미 수차례 "오타니가 WBC에서 타자로만 뛰길 원한다"며 공개적으로 투타 겸업 불가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막대한 몸값을 지불한 구단 입장에서 부상 리스크는 끔찍한 악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의 생각은 달랐다. 사실상 다저스의 '경고장'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바타 감독은 오타니의 투타 겸업 여부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스프링캠프 이후 결정하겠다"며 묘한 여지를 남겼다. 로버츠 감독의 '타자 전념' 요청에 대해 "알겠다"가 아닌 "두고 보자"라고 응수한 셈이다.

이는 오타니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태도라는 것이 현지의 중론이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연합뉴스
다저스 로버츠 감독.연합뉴스

야구계 관계자들은 "오타니가 마음만 먹으면 구단도 말릴 수 없다. 그가 일본의 우승을 위해 '투수 등판'을 고집한다면, 다저스로서도 속수무책일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오타니는 지난 2023 WBC에서도 구단의 우려를 뚫고 투타를 모두 소화하며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거머쥐었다.
'야구에 미친 남자' 오타니에게 있어 일장기를 달고 마운드에 서는 것은, 다저스의 우승만큼이나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일지도 모른다.

이바타 감독은 "오타니가 그라운드를 마음껏 휘저어주길 바란다"며 사실상 그의 '폭주'를 용인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과연 오타니는 소속팀 다저스의 간절한 바램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팔꿈치를 갈아 넣으며 일본을 위해 공을 던질 것인가. 다저스의 속이 타들어 가는 가운데, 오타니의 '위험한 선택'에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