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경험 부족…'눈폭풍 한 번이면 평가 갈린다'
맘다니 시장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짧은 이력이 꼽힌다. 지난 4년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퀸즈 일부 지역을 대표했을 뿐, 그 이전에는 래퍼 활동과 주택 압류 방지 상담원 경력이 전부다.
다만 맘다니는 빌 드블라지오 전 시장 행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딘 풀레이한을 수석 부시장으로 임명하는 등 안정형 인사를 전면 배치했다. 뉴욕 정가에서는 "취임 초반 폭설이나 교통·청소 대란이 발생할 경우, 신임 시장의 리더십은 단기간에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연 60억달러 보육·800억달러 무료버스…재원은 '미지수'
맘다니 행정부의 핵심 공약은 '생활비 부담 완화'다. 0~5세 보편적 무상 보육에는 연간 60억달러, 무료 버스 정책에는 약 8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재원이다.
맘다니는 기업과 고소득층 증세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뉴욕주 의회와 캐시 호컬 주지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2026년 재선을 앞둔 호컬 주지사는 소득세 인상에는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정책화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욕 정가에서는 "전면 시행보다는 보육 정책 일부를 우선 관철시키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 달래기 vs 진보 공약…경찰 문제도 '뇌관'
월가와 기업들은 맘다니의 정책 비용과 증세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과거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 발언과, 일부 911 신고를 정신건강 전문가가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재계와 경찰 내부 모두에 불안을 안겼다.
맘다니는 기업 친화적 인맥으로 평가받는 제시카 티시 뉴욕경찰청장을 유임시키고, 최근 재계 인사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잇달아 열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기업들은 "행정부 내 민간 출신 인사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발언 후폭풍…유대사회 불안 고조
맘다니의 친(親)팔레스타인 성향과 이스라엘 비판 발언은 뉴욕 유대 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그는 '자유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고,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취임을 앞두고 임명된 인사 중 한 명이 과거 반유대주의적 SNS 발언 논란으로 사퇴하는 등 인사 리스크도 불거졌다. 유대계 지도자들은 "뉴욕 역사상 이런 입장을 가진 시장은 처음"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맘다니는 최근 "시장이 되면 모든 유대인 뉴욕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입장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와 '휴전'…그러나 연방정부 변수 여전
맘다니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을 통해 연방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일단 누그러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맘다니의 선거를 치켜세우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뉴욕시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연방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이민·치안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재점화될 경우 연방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맘다니 지지층 상당수는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을 기대하고 있어, 향후 양측의 긴장 수위는 뉴욕 정국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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