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딸기 등 할인코너 '북적'...유제품 등 '썰렁'
수입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상승에 부담 가중
지난달 농축수산 물가 4.1% ↑
대형마트, 사전물량 확보로 가격방어
이마트 블루베리·체리 68%·24% 매출 증가
[파이낸셜뉴스] "야채뿐 아니라 다 올라서 뭘 사야할지 난감하네요."
지난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물가가 올라 장바구니를 채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마트의 대형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진행 중이었지만 행사 품목 외에는 구매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날 매장에서도 딸기, 돼지고기, 연어 등 할인 코너에만 방문객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마트 곳곳에서는 카트를 가득 채운 고객을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할인코너에만 손님 북적
새해 들어서도 밥상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이마트 신촌점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도 40% 할인을 진행 중인 육류·수산 코너였다. 소비자들은 이런저런 상품들을 가리키며 "이것도 40% 할인이 적용되냐"고 묻기 바빴다. 이모씨(67)는 "마트라고 특별히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주변에 시장도 없고, 농협 등 오프라인 점포도 많이 없어져 대안이 마땅치 않다"며 "오늘은 그나마 할인을 진행하는 육류 위주로 구매했다"고 했다.
물가 상승으로 대형마트는 '행사 때만 장보는 곳'으로 굳혀지고 있다. 한 고객은 "세일 기간에 장을 몰아서 보려고 하지만 4인 가족이다 보니 매번 부담이 크다"며 "딸기도 평소에는 한 팩에 1만4000원대인데 오늘은 행사라 그나마 싸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에서는 딸기 한 팩(500g)을 정상가 1만2480원에서 20% 할인한 9984원에 판매 중이었다.
고환율에 수입과일 먹기도 겁나
고환율 여파로 소비 부담이 가장 큰 건 수입과일이다. 홈플러스 가양점을 주로 이용하는 김모씨(37)는 "지난해 사과, 배 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입과일을 먹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비싸진 것 같다"며 "과일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필리핀산 컷팅 파인애플은 지난해 12월 100g당 1373원으로 전년 동기(1295원) 대비 6%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농넷)에 따르면 가락시장 도매 기준 수입 파인애플(12kg) 가격은 지난해 11월 28일 2만4586원에서 6일 현재 3만2387원으로 한 달여 만에 8000원 급등했다. 바나나 가격도 도매가 기준 지난해 12월 kg당 1743원으로 전년(1313원) 대비 1년새 30% 넘게 올랐다.
이러다보니 수입과일도 할인 품목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박모씨(40)는 "대형마트에서 행사 기간에는 귤, 토마토 등 국산 과일보다 체리, 블루베리 등 수입과일이 더 싸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구매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마트는 수입과일을 일반 도매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해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 이마트는 블루베리, 체리의 해외 공급망을 확대하고 사전 물량을 확보했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몰리면서 지난달 블루베리, 체리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68%,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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