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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간 당일 송금’…비자 다이렉트에 스테이블코인 탑재 [크립토브리핑]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6 16:08

수정 2026.01.06 16:08

상반기 글로벌 결제망 ‘비자 다이렉트’ 스테이블코인 선지급 파일럿 추진
비자 카드 로고. 사진=연합뉴스
비자 카드 로고.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결제 기술 기업 비자(Visa)가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자사 송금 솔루션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금 결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시범 도입한다. 작년 12월 미국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USDC) 정산 체계를 갖춰 일부 금융기관이 비자에 직접 USDC로 결제·정산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까지 블록체인 인프라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기존 국제 송금 및 정산 과정에서 발생했던 시간 지연과 환전 비용 문제가 개선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비자는 비자 다이렉트 기반 스테이블코인 활용 파일럿을 가동하기 위해 일부 파트너사와 선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비자 다이렉트는 전 세계 약 35억개 은행 계좌, 40억장의 카드, 35억개 디지털 월렛을 연결하는 대규모 결제 네트워크이다.



비자의 이번 조치 핵심은 ‘유동성 효율화’이다. 기존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는 국가 간 시차와 은행 영업일 제약 탓에 자금 이체에 통상 2~3일이 걸리고, 휴일에는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해외 파트너사와 근로자 등에게 대금을 지급하려면 현지 통화를 미리 현지 은행 계좌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묶어둘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자는 이번 파일럿을 통해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자 다이렉트에 선충전하거나, 법정통화로 송금 요청을 할 경우에도 수취인이 USDC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월렛(지갑)으로 직접 받는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튜버’ 등 디지털 크리에이터, 플랫폼 기반 초단기 계약 근로자(긱워커), 프리랜서들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원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 요건을 갖춘 스테이블코인 지갑 보유자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설계되고 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비자의 이번 파일럿은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은행망의 담보 예치 및 결제 대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버(Uber)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전 세계 드라이버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현지 통화 환전 부담을 줄이고 실시간에 가까운 정산이 가능해지는 구조를 실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자가 선택한 대표 파트너는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발행·유통되는 서클의 USDC이다. 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크로스리버은행, 리드뱅크가 솔라나 기반 USDC로 비자에 직접 정산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블록체인 기반 정산 인프라의 기술적 검증을 마무리했다. 솔라나 온체인 데이터와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솔라나의 연간 네트워크 수익은 약 15억 달러에 달한다. 결제 인프라로서 수익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비자는 서클이 준비 중인 기업용 블록체인 인프라인 ‘아크(Arc)’와도 연동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금융 기관 대상 스테이블코인 정산·송금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회에서 가상자산 시장 구조 명확화 법안(클래리티 액트) 논의가 재개되는 등 제도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며 “전통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