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열 한양대 겸임교수
달러 스테이블 코인 세계시장 장악
민간기업 혁신 시도 보장해주고
불법 엄중 처벌해 건전성 키워야
달러 스테이블 코인 세계시장 장악
민간기업 혁신 시도 보장해주고
불법 엄중 처벌해 건전성 키워야
정지열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사진)는 6일 국내 가상자산 시장 발전을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교수는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 소장이자 자금세탁방지(AML)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AML 전문가 과정'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AML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2012년 외환은행 자금세탁방지팀으로 발령을 받으면서다. 이후 가상자산이 '새로운 자금세탁 도구'로 부상했다. 은행 내부에서 가상자산의 특성과 흐름을 연구하면서 단순 규제 대상 이상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국가 신뢰도 제고 차원과 가상자산 시장 발전에 있어서도 AML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상호평가 결과가 국가 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가상자산, 토큰증권(STO) 등 신규 금융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선 AML 등 자금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원화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수적인 도구"라며 "이미 글로벌 시장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장악하고 있으며, 지금 원화 기반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외산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를 위해선 당국이 민간기업의 혁신을 보장하되, 안정적 발전을 위해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당국은 '무조건 불가' 방침보다는 민간과 협력해 기술적으로 통화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또 범죄자금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AML, 트래블룰 준수, 의심거래보고(STR) 등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화당국이 '은행 중심 발행체계'를 고수하는 것에 대해선 '안정적 기반 위 혁신 허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은행 중심 방안은 통화정책의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지만, 기술적 혁신과 다양한 서비스와의 결합이 저해될 수 있다"며 "시중은행이든, 민간 핀테크 기업이든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발행을 허용하되 당국이 엄격히 감독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선 혁신을 독려하되, 불법행위엔 강한 규제를 가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 시장은 엄청난 에너지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래 규모라는 '외형'에 비해 산업의 '내실'은 경직돼 있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는 혁신 시도조차 사전 차단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당국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되, 시장의 창의적 시도가 살아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합리화해야 한다. '사전 차단'은 혁신을 죽이지만, '강력한 사후 처벌'은 시장의 건전성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