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만에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발을 동상에 걸리게 해 절단한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주범은 과거에도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20대 공범은 두 다리를 잃고 전과자 신세가 됐으며, 범행을 주도한 남성은 과거 동창을 상대로 분신 보험사기를 사주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대만 ET투데이 등 현지 매체는 대학에서 보험학을 전공한 랴오젠푸(26)가 2023년 고교 동창 장모 씨(26)를 보험사기에 끌어들였다고 전했다.
장씨의 보험 설계를 담당했던 랴오는 2023년 장씨에게 상해보험과 생명보험에 잇따라 가입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씨는 양발이 동상으로 괴사했다며 총 4126만 대만달러(약 19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장씨와 랴오는 장씨가 2023년 1월 오토바이를 이용해 양밍산과 단수이 지역을 여행하던 중 동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험사 측은 보험 가입 시점과 청구 시점이 인접한 점, 부상 경위가 석연치 않은 점 등을 들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가 방문했다고 진술한 지역의 사고 당일 기온은 6~17℃로, 동상이 발생할 만큼 낮은 기온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에서 확보한 장씨의 응급 처치 사진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 괴사 부위에 양말이나 신발 자국이 없고 “깔끔하고 대칭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수사 당국은 장씨의 부상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찰과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장씨가 드라이아이스에 양발을 담그고 있는 영상을 확보했다. 해당 영상은 랴오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장씨는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용기에 발을 넣고 약 10시간을 견딘 뒤 병원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 당국이 영상 촬영 경위를 추궁하자 랴오는 출처 공개를 거부하며 장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랴오를 보험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재판부는 랴오에게 징역 6년을, 장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랴오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보험사기를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2022년 7월 랴오는 술과 라이터, 가스 토치 등을 소지하고 대학 동창 우모씨를 찾아갔다. 그는 우씨에게 술에 젖은 옷을 입히고 인화성 점토 위에 앉게 한 뒤 직접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랴오는 범행 과정을 촬영한 후 119에 신고해 우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직후 보험업계 종사자인 우씨의 어머니가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우씨는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었으며, 화상 부위는 신체 표면적의 54%에 달했다. 치료 후에도 땀샘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돼 영구적인 장애를 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기 혐의로 체포된 우씨는 사고 당시 전통적인 ‘불 위 걷기’를 연습 중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술에 젖은 옷을 입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랴오는 사고 당시 자신의 방에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우씨가 녹화를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져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랴오와 우씨, 그리고 우씨의 어머니를 사기 및 중상해 자해 방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우씨는 화상 사고와 관련해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부상 경위의 의심스러움을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보험사는 600만 대만달러(약 2억 7700만원) 규모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으며, 이에 우씨는 해당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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