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편의 과도한 식탐으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4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당뇨 고위험군 진단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의 간식까지 탐내는 등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JTBC '사건반장'에는 남편의 지나친 식탐 탓에 고충을 겪고 있다는 40대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과거 입이 짧고 왜소한 체격 탓에 건장하고 식성이 좋은 남성을 이상형으로 여겨왔다. 이후 소개팅에서 만난 남편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모습에 호감을 느껴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시작되자 남편의 왕성한 식욕은 갈등의 원인이 됐다. A 씨가 식사를 준비하고 찌개를 뜨는 사이 반찬의 절반이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남편은 "난 냄새를 맡으면 도저히 못 참겠다"라며 식욕을 억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조리원에서도 남편의 식탐은 이어졌다. A 씨는 "아이 낳고 입맛이 없어 조리원에서 나오는 밥을 거의 남겼다. 그러면 남편이 잔반을 해치웠다"라며 "며칠 쉬고 몸도 회복돼서 입맛이 돌아왔는데도 남편은 밥시간만 되면 제가 반찬 남기나, 안 남기나 쳐다보고 있더라. 특히 맛있는 반찬 먹고 있으면 내 앞에서 군침을 삼켰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가 "보호자 식사도 따로 신청할까?"라고 물었으나, 남편은 "어차피 이따 밥 먹으러 갈 건데 됐어"라고 거절한 뒤 즉석밥을 사 와 A 씨의 반찬을 함께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중에도 남편의 음식 사진 전송은 계속됐다. A 씨는 "남편 직업 특성상 지방 출장도 잦았는데, 출장 중 일상 사진을 자주 보내줬다. 문제는 그 사진 대부분이 먹방이었다"라며 "나는 집에서 두 아이 돌보느라 밥 한 끼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데 입 안에 음식이 빵빵하게 들어찬 남편 모습에 정이 뚝 떨어졌다"라고 토로했다.
남편의 식탐은 자녀들의 식습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A 씨는 "남편이 '한 입만' 하면서 3분의 1을 먹어버리니까 애들이 커가면서 식사 시간 때마다 남편과 싸우고 난리가 났다"라고 호소했다.
최근 남편이 당뇨 고위험군 진단을 받으며 식단 조절을 시도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A 씨는 "집 안에서는 제가 식단 관리해 주고, 남편은 회식 자리도 잘 안 갔다. 근데 친척 어르신 빈소에서 남편이 육개장을 맛보더니 불과 2주 만에 고삐가 풀렸다. 반찬까지 계속 리필 받아 가면서 몇 그릇을 먹고 나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남편은 지금도 다이어트하고 있지만 과자 봉지만 봐도 먹고 싶어 한다. 아이들 과자를 여기저기 숨겨놨는데, 밤중에 몰래 뒤져서 먹더라. 다음 날이 되면 '왜 집에 과자를 사 놓냐'며 오히려 짜증을 낸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아이들한테 밥 먹을 때 '천천히, 골고루 씹어 먹어'라고 말도 못 한다. 대신 '아빠 오니까 빨리 먹어'라는 말이 일상이 됐다"라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때와 장소라는 게 있는데 먹는 거에 정신을 못 차리는 건 간단하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아니다. 부부 사이도 안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에도 좋지 못하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게 있지 않냐. 밥을 두고 눈치 보고 싸우고 불안하게 하는 건 좋지 않다. 남편은 충동 조절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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