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개입을 본격화하며 생산 확대와 유통 통제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통해 국제 유가를 낮추는 한편, 쿠바로 흘러가던 석유·자금 줄을 끊어 중남미 좌파 정권 연쇄 압박에 나서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진출이 늘고,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를 미국 정부가 소유하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현재 우리는 그들의 원유 판매를 관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미 정부가 PDVSA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생산 원유를 미국이 확보해 직접 판매·유통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라이트 장관은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확대를 통해 유가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가스 업계의 조력자가 아니다”라며 “유가 하락의 혜택을 보는 소비자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은 일반적으로 석유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만큼 생산 확대 정책이 업계 보호가 아니라 물가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설명이다.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미국 내 정유사 시트고 지분 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재차 부인했다. 라이트 장관은 시트고 매각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폴 싱어가 소유한 헤지펀드 엘리엇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특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미국 기업에 개방된 경매였다”며 “미국 정유 자산이 미국인 소유로 유지되고, 처리량을 늘려 휘발유 가격을 낮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향하던 석유와 자금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쿠바는 수년간 베네수엘라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돈에 의존해 살아왔다”며 “그 대가로 쿠바는 베네수엘라의 마지막 두 독재자에게 ‘보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적었다. 이어 “그 쿠바인들은 대부분 지난주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더 이상 깡패들과 갈취자들로부터 보호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을 보호자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가는 석유나 돈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제로”라며 “너무 늦기 전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쿠바 정권에 대해서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그냥 무너질 것”이라며 정권 붕괴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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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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