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제약 지형 바뀌었다… 비만약에 몰리는 글로벌 자본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2 18:16

수정 2026.01.12 18:16

'마운자로' 글로벌 매출 2위
GLP-1 계열 약물 대흥행에
국내외 기업 앞다퉈 개발 속도
비만치료제의 전 세계적 열풍으로 제약 산업의 중심축이 항암제에서 비만치료제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국내도 비만치료제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주도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매출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비만 겸용 치료제 '마운자로'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전문의약품 매출 1위 기업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릴리의 전체 전문의약품 매출은 올해 755억달러(약 110조9000억원), 오는 2029년에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단일 품목 기준으로도 비만 치료제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키트루다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역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GLP-1 계열 약물 전체 매출은 올해 약 8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항암과 자가면역질환이 주도하던 매출 상위권에 비만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글로벌 자본과 연구개발 역량 역시 특허절벽 대응보다 차세대 비만 약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투여 편의성과 차별화된 기전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경구형 GLP-1, 이중·삼중 작용제, 지속형 플랫폼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글로벌 기술이전과 협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임상 3상 단계까지 끌어올리며 국내 기업 중 가장 상용화에 근접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고 올해 하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과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포함한 다수의 GLP-1 기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을 노리고 있다. 일동제약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초기 임상에서 체중 감소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HK이노엔은 해외 파트너와 협력해 GLP-1 계열 후보물질의 후기 임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GLP-1 단일 기전을 넘어 차세대 4중 작용 기전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는 단일 품목만으로도 회사 전체 매출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시장"이라며 "글로벌 제약사의 성공 사례가 쌓일수록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기회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