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인허가 추진과 독자 수출기반 조성이다. i-SMR은 올해 사업화의 분수령인 '표준설계인가' 심사에 들어간다. 이는 규제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공인받는 것으로, 성공 여부의 가늠자이며 수출 가능성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출을 하려면 웨스팅하우스(WH)와 관계 정립을 해야 한다. 체코 원전 수출로 불거진 WH와의 분쟁은 우리 기술을 시험대에 올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i-SMR도 검증 대상이 된다고 한다. SMR은 원전 산업의 미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니 최대한 기술종속성을 제거해야 한다. 인허가 후 설계를 변경하게 되면 시간과 재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만에 하나 WH 기술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SMR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WH와 SMR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을 세워 미국에 진출하는 전략적 협력을 해볼 수 있다. 대형 원전보다 훨씬 협상에 유리할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처럼 이번에 수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독자적 마케팅에 나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둘째, 베트남 원전 수출이다. 베트남은 당초 러시아와 일본으로부터 원전을 도입하려 했으나, 일본은 베트남이 요구하는 2035년 준공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수주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다. 계약 후 10년 내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체코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베트남은 올해 중 계약을 목표로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체코와 달리 베트남 사업은 파이낸싱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UAE와의 금융협력도 추진해볼 만하다. UAE는 우리와 제3국 공동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사업은 공기업이 주계약자가 되고 민간이 하도급으로 참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공기업이 조인트 벤처 형태로 참여하는 '진정한 팀 코리아' 모델로 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민간으로 기술이 확산되고, 원전 수출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셋째, 국내 원전 사업의 차질 없는 이행이다. 특히 원전 계속운전은 안정적 전력공급과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2026년에는 고리3·4호기와 한빛1호기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2030년까지 후속 원전의 승인도 차질 없는 진행이 가능하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시된 신규 원전도 당초 일정보다 1~2년 준공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마저도 올해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달성 가능하다. 그래야 전력수급은 물론 탄소감축의 짐을 덜 수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명마 '적토마'는 붉은 말의 상징적 존재다. 2026년 원전 산업이 적토마처럼 뛰기를 바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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