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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이모의 재산 상속, 조카 셋 중 한 명에게 좀더 주려면[PB의 머니레시피]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2 18:24

수정 2026.01.12 18:39

유언장 쓸 때 명시하면 되지만
법적 요건 엄격하고 증인 필요
집행 과정 중 분쟁 발생 경우도
대안으로 뜬 은행 유언대용신탁
수익자 동의 없이도 변경·해지
언제든 본인 뜻대로 할 수 있어
미혼 이모의 재산 상속, 조카 셋 중 한 명에게 좀더 주려면[PB의 머니레시피]

#. 미혼의 60대 교수 A씨는 약 6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A씨는 자녀가 없지만 사망한 언니의 세 자녀를 자식처럼 여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많이 가는 조카 1명을 더 챙기고 싶지만 유언장만으로 자신의 뜻이 온전히 반영될 수 있을지 불안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가 없다면 4촌 이내 방계 혈족에게 법정 상속 순위가 돌아간다. 이에 따라 A씨의 경우 별다른 유언장이 없다면 조카 세 명이 동일하게 3분의 1씩 상속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A씨처럼 상속자 중 1명에게 자산을 좀 더 물려주고 싶다면 유언장 작성과 은행의 유언대용신탁을 고려해 봐야 한다.

유언장을 통한 상속과 유언대용신탁을 통한 상속은 각자 장단점이 있다. 먼저 유언장을 통한 상속은 재산에 대한 별도 제한사항이 없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상속 재산이 신탁가능한 재산으로 한정된다. 부동산 중에서도 논·밭·과수원은 신탁이 불가하다. 계약 체결 후 재건축 등이 이뤄지면 신탁계약 해제를 해야 한다. 유언대용신탁은 또 양도나 담보 제공을 할 수 없다.

다만 유언장은 엄격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증인이 필요하다. 유언대용신탁은 신탁계약 이외에 별도의 형식이나 증인이 필요하지 않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은행에 재산을 맡기고 수익을 받다가 사후에는 본인의 재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배할지 명시한 대로 이행되도록 설계한 신탁상품이다.

신한 프리미어 PWM 한남동센터 당은희 팀장은 유언대용신탁에 대해 "신탁계약에서 정한 대로 신탁재산을 수익자에게 이전함으로써 안정적으로 본인 뜻을 반영한 상속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언장은 유언 집행을 위해 상속인이나 별도의 유언집행자가 집행을 해야 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수탁자인 은행이 집행하므로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상속을 집행할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의 경우에도 유류분 침해와 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유언장에 의한 집행을 미처 못한 상태에서 유류분 소송을 하는 것과 신탁계약에 의해 이미 상속을 집행한 다음에 소송을 하는 것은 온도차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게다가 A씨 사례에서 나오는 조카는 원칙적으로 유류분 청구 대상이 아니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재산을 신탁하면 소유권도 은행으로 이전되는 지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다. 정답은 부동산은 소유권이 이전되지만 부동산 사용수익 및 임대차 등의 권리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 납부 의무도 유지된다. 주식이나 채권도 은행으로 명의가 이전돼 관리된다. 다만 유·무상 증자나 배당금 지급 시에는 원천징수 후 고객에게 지급된다.

유언대용신탁을 계약했으나 중간에 마음이 바뀌더라도 문제는 없다. 처음 계약을 맺을 때도 수익자의 동의나 내점이 필요하지 않고, 계약한 후에도 기존에 지정한 수익자들의 동의 없이 언제든지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사회 환원을 고려하는 이들에게도 유언대용신탁은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다. 특히 은행의 기부자문 서비스를 통해 공신력 있는 제휴처의 컨설팅을 받아 꼭 필요한 기관에 자신의 자산을 기부할 수 있다.
당은희 팀장은 "소중하게 일군 재산을 본인의 뜻에 맞게 상속 및 기부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법정 상속이나 유언장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미리 세무상담을 받고, 본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활용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상속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신한 프리미어 PWM목동센터 당은희 팀장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