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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고용 양극화'..신입 안 뽑아 청년은 쉬고 노인은 일하고

정상균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4 11:08

수정 2026.01.14 13:13

국가데이터처, 2025년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19만여명↑..2년째 10만명대 그쳐
늘어난 일자리도 상당수 65세이상 고령층
청장년이 일할 건설·제조업선 20만명 줄어
노인 공공일자리가 고용률 끌어올린 현실
경제 체력 허약해져 '고용의 질'은 더 악화
산업 침체에다 AI 확산에 저숙련자 안뽑아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난해 건설·제조업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최대 12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난해 건설·제조업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최대 12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난해 건설·제조업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최대 12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경기 부진 탓에 주력산업에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인공지능(AI) 확산 등에 따른 청년층 신규 채용도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이런 이유로 전체 취업자 수도 2년 연속 가장 낮은 수준인 10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청·장년과 고령층 등 세대와 숙련도 차이에 따른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의 올해 고용 목표는 취업자 수 16만명 증가, 고용률 63%다.

주력산업 침체에 '고용의 질' 더 나빠져

14일 국가데이터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난해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는 12만5000명, 제조업은 7만3000명 줄었다. 각각 20개월, 18개월 연속 감소다. 건설업은 2013년, 제조업은 2019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로 보면 287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2년 연속 10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2022년 81만6000명 늘어난 이례적인 해가 있었지만, 통상 30만~40만명대 선에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4년부터는 증가폭에 10만명대로 크게 위축됐다.

취업자 수(총량) 자체는 늘었지만 내용(질)에선 나빠지는 양상이다. 15~64세 취업자 수는 14만8000명이 줄었다. 2024년(12만2000명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10만명 줄고 있는데,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취업자는 20대 17만명, 40대 5만명, 50대 2만6000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34만5000명 늘었다. 15~29세 청년층은 지난해 17만8000명이 줄었는데, 3년 연속 감소이자 역대 최저다. 앞서 2023년 9만8000명, 2024년 14만4000명이 감소했는데, 그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은 경기둔화에 따른 주력산업 일자리 감소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저숙련 일자리 미스매칭, 경력자 채용 관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지난 한해 전체 취업자 수를 끌어올린 것은 65세이상 고령층이다. 이들이 주로 일하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3만7000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5세 이상 고용률을 역대 최고인 62.9%로 끌어올린 주요 이유다. 상당수가 정부 재정을 투입한 공공 일자리라는 점에서 '고용률 왜곡'으로 볼 수 있다.

'고용 착시'..저숙련 청년은 일할 데 없어


일자리 구조는 양극화되면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청·장년층이 가장 많이 일하고 내수와 생산을 견인하는 건설·제조업 취업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양질의 고용 창출을 해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과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뉴시스
뉴시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 증가세를 보면 확인된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8만8000명 늘었다. 이중 15∼29세 청년층 쉬었음은 42만8000명으로 2020년(44만8000명)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의 경우, 지난해 취업자 수가 10만2000명 늘었지만, 동시에 '쉬었음'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30대 쉬었음은 저출생·비혼의 증가 영향과 함께 수시·경력직 채용이 늘어난 게 이유로 분석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취업자 수는 282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6만8000명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해 8월(16만6000명)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똑같이 6만3000명씩 줄었다.

15세이상 고용률은 61.5%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121만7000명으로 10만3000명 늘었다. 12월 기준 최대다.
실업률은 4.1%로 0.3%p 상승했다. 2020년(4.1%) 이후 가장 높다.
빈 국장은 "숙박음식업, 제조업, 건설업에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아 청년층 취업자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