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차액가맹금 소송서 가맹점주 손..피자헛 본사가 215억원 반환
프랜차이즈 협회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붕괴 걱정"
[파이낸셜뉴스] 프랜차이즈 업계 '뜨거운 감자'였던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대법원이 결국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피자헛은 부당하게 받았던 215억원을 가맹점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차익가맹금은 암묵적 관행으로 자리잡았지만 이번 판결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유사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차액가맹금 '부당이익' 확정
15일 대법원은 가맹점사업자 양모씨 등 94명이 한국피자헛 가맹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상당액을 반환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단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에게 215억원에 달하는 차액가맹금을 배상해야 한다.
차액가맹금이란 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취하는 일종의 유통 마진이다. 이번 소송에선 피자헛 본부가 가맹점주로부터 6%의 로열티를 받는 동시에 원재료를 사들일 때 차액가맹금이 포함돼 계산된 물품 대금을 납부해 왔다는 점이 부당 수취로 지적됐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주수입원이 로열티인 미국과 달리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수익 구조는 차액가맹금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계약서상에 구체적인 원·부자재 마진율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그간 업계에서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져 왔다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피자헛은 로열티 수취는 물론 차액가맹금까지 이중 수취를 했기 때문에 국내 프랜차이즈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국내 업체들은 로열티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러 점주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고로 인해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유사 소송들에 대한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외식업계 "소급적용시 큰 타격"
이번 판결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bhc, 교촌치킨, BBQ치킨,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롯데슈퍼, 롯데프레시 등 10여개 업체가 유사한 소송에 휘말려 있다. 업계에선 이들 업체가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해야 할 소송 비용과 피해 보상액이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푸라닭, 배스킨라빈스 등 일부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반환 청구 금액은 1인당 100만원 수준이나 점주의 매출 규모에 따라 청구액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2024년 7월 가맹사업법 개정에 따라 필수 품목 명시와 공급가격 산정 방식 표시가 의무화돼 향후 계약분은 차액가맹금을 본사와 점주가 공유할 수 있다. 다만, 이번 판결로 2024년 7월 이전 계약에서 차액가맹금을 명시하지 않은 점주와의 계약에 소급 적용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피자헛 소송에서 차익가맹금을 명시하라고 한 만큼 본사에 악감정을 가진 일부 점주들이나 폐업한 점주들이 퇴직금이라 생각하고 소송을 제기해 앞으로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피자헛은 이날 판결에 대해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가맹점과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