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 버리고 '실리' 택했다… 이민성의 '신의 한 수'
위기 뒤에 찾아온 '극장승'… 되살아난 위닝 멘탈리티
이제는 '한일전'이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위기 뒤에 찾아온 '극장승'… 되살아난 위닝 멘탈리티
이제는 '한일전'이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파이낸셜뉴스] "이게 우리가 알던 그 답답한 축구가 맞나?"
일요일 새벽, 밤잠을 설친 축구 팬들은 눈을 의심했다. 조별리그 내내 '졸전'이라는 비난에 시달리던 이민성호가 토너먼트의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욕받이'를 자처했던 이민성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2-1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6년 만의 4강 진출이자, 우승을 향한 청신호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벤치의 '결단'이었다. 조별리그 내내 고집했던 4-4-2 포메이션을 버리고, 중원을 두텁게 하는 4-5-1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전형의 변화가 아니었다.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백가온(부산)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우고, 선발 명단 4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반 21분, 이현용의 롱패스를 받은 '깜짝 카드' 백가온이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감독이 의도한 '배후 공간 침투'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장면이었다.
호주는 만만치 않았다. 후반 7분, 요바노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했다. 과거의 이민성호였다면 여기서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태극전사들은 달랐다.
후반 43분, 모두가 연장 승부를 예상하던 시점.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수비수 신민하(강원)가 몸을 던지는 헤더로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 기술이 아닌 투혼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경기력과 결과, 그리고 무너졌던 자신감까지 모두 되찾은 한 판이었다. 여기에 후반 이날 경기 내내 부진했던 강성진을 빼고 수비를 강화한 것도 좋은 판단이었다는 평가다.
이제 무대는 4강,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다. 일본은 8강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왔다. 이번 대회 무실점 행진을 달리던 일본의 '방패'를, 기세 오른 한국의 '창'이 뚫어야 한다. 만약, 일본을 이길수만 있다면 예선에서의 부진은 모든 것을 씻어낼 수 잇다.
조별리그의 부진을 털어내고 '반전 드라마'를 쓴 이민성호. 돌아선 팬심을 다시 환호로 바꾼 그들이 과연 일본마저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운명의 한일전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킥오프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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