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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독립성 가를 대법원 심리…파월 “직접 간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0 06:07

수정 2026.01.20 06:0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 해임 시도'를 둘러싼 연방대법원 심리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인 리사 쿡(Lisa Cook)을 해임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연준 내부에서는 사실상 중앙은행 독립성의 존립과 직결된 사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AP와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오는 22일 연방대법원에서 열리는 구두변론(oral arguments)을 직접 방청할 계획이다.

파월 의장이 이처럼 대법원 변론을 직접 찾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 방식대로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연준의 독립성은 물론 통화정책 결정 구조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존립의 문제'로 비쳐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형사 기소 위협, 금리 압박의 연장선"


이번 대법원 심리는 파월 의장이 형사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과 맞물려 더욱 민감한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연방검찰의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 연준 본부의 수십억 달러 규모 리노베이션 사업과, 이 사업과 관련한 의회 증언이 수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이례적인 공개 성명을 통해 자신이 형사 수사를 받고 있음을 직접 공개했다. 그는 "수사의 명분은 겉치레에 불과하다"며 "실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요구한 속도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형사 기소 위협은 연방준비제도가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최선의 평가에 따라 금리를 설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쿡 해임 시도…법원 "해임 금지"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구성원인 리사 쿡을 해임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말, 쿡이 소유한 주택 2채와 관련해 주택담보대출 사기(mortgage fraud)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쿡을 연준 이사회에서 배제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쿡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고, 현재까지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쿡은 해임 조치를 막기 위해 워싱턴DC 연방 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9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쿡을 해임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이후 연방항소법원도 하급심 판단을 유지했다.


반면 미 법무부는 대법원 제출 문서에서 하급심의 해임 금지 결정을 "대통령의 해임 권한에 대한 부적절한 사법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특히 이번 사건이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를 근거로 연준 이사회 구성원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둘러싼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따라, 향후 연준의 독립성 논쟁은 물론 백악관과 연준의 힘겨루기 양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