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80년대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던 장영자씨(82)가 최근 또다시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장씨는 여섯 번째로 수감되게 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장씨는 2022년 10월 경북 경주시에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에게 비영리 종교 사업을 위해 사찰을 인수하겠다며 9억 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매매 대금 중 5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근저당권 해소를 위한 3억5000만원만 빌려주면 공동 명의로 사찰을 인수하겠다고 피해자에게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5억5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겠다며 수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수표는 만기가 지난 부도수표였으며, 매매 계약은 형식적으로 체결됐지만 이후 대금 지급 등 계약 이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은 2022년 장씨가 네 번째 사기 사건으로 2018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직후 벌어졌다.
법원은 "매매 대금과 관련해 부도수표를 제시하고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사찰에 대한 부동산 매매 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장씨에게 별다른 재산이나 소득원이 없고 국세·지방세 등 21억 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한 점을 들어 5억5000만원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찰을 인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계약금을 지급하면 승려와 공동 명의로 인수하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해 자금을 편취해 죄질이 나쁘다"고 했다.
장씨는 1982년 남편 이철희씨와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세상을 뒤흔든 인물이다. 당시 사채시장 큰손으로 불리던 장씨는 남편 이씨와 함께 건국 이래 최대 금융사기를 저질러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992년 가석방된 장씨는 1994년에는 140억원대 차용 사기로 다시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으나 2000년 190억 원대 구권 화폐 사기로 징역 15년을 받았다. 이후 2015년에는 지인들을 속여 6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돼 2022년 만기 출소했다.
장씨는 지난해 1월 154억 원대 위조 수표 사건으로 다시 구속돼 이달 말 출소 예정이었으나,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여섯 번째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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