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말기 폐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고향으로 돌아가 40년 넘게 생존한 남성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주인공은 그리스 출신 스타마티스 모라이티스다.
영국 매체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194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모라이티스는 60대 중반에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다수의 전문의가 부정적인 예후를 내놓자 그는 항암 치료 대신 고향인 그리스 에게해의 이카리아섬으로 귀향을 택했다. 이카리아는 장수 인구가 많은 '블루존'으로 꼽히는 곳이다.
귀향 후 그의 생활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알람 없이 기상하고 낮잠을 즐겼으며, 채소 재배와 포도밭 관리로 신체 활동을 이어갔다. 일몰 후에는 이웃들과 직접 담근 와인을 마시며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눴다. 별도의 의학적 처치는 없었으나 건강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다.
의료진 대다수는 이미 사망한 상태로 진단
몇 년 후 미국을 다시 방문한 그는 "내가 어떻게 살아 있는지 묻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자신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렸던 의료진 대다수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그는 회고했다.
모라이티스는 건강 회복의 비결로 '느린 삶'을 꼽았다. 그는 장수 연구가 댄 뷰트너에게 스트레스 없는 삶의 속도가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장수 지역을 탐구해 온 뷰트너 또한 그를 "연구 과정에서 만난 가장 인상적인 인물"로 평가했다.
뷰트너는 "그는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이카리아로 돌아갔지만, 치료 없이 환경과 생활을 바꾸며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아울러 "끊임없이 편리함을 찾는 현대 문화와 달리, 이카리아의 일상에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적당한 불편함, 그리고 촘촘한 사회적 연결이 녹아 있다"고 부연했다.
사회적 교류 핵심적인 삶의 요소
연구 결과 이카리아 주민이 9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미국인 대비 2배 이상 높았으며, 암이나 심혈관 질환 발병 시기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식물성 식단을 유지하고 가파른 지형을 오르내리는 등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지속했다. 특히 사회적 교류를 핵심적인 삶의 요소로 여겼다.
시한부 판정 후 40년을 더 생존하며 이카리아 장수법의 상징이 된 모라이티스는 암 극복 비결을 묻는 말에 "그냥 사라졌다"고 답했다. 그는 98세 혹은 10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라이티스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만큼, 이를 근거로 무조건적인 자연 치유를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 사연이 주목받는 것은 생활 환경과 방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면과 규칙적인 활동, 건강한 식단, 사회적 교류 등은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요소라고 조언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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