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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리빌딩? 아니 공중분해!" 전북 팬들 패닉... 왕조 재건인가, 몰락의 서막인가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4 21:00

수정 2026.01.24 21:17

박진섭·송민규·홍정호·전진우 줄이탈... "우승 포기했나" 팬들 아우성
검증된 포옛 떠나고 정정용 체제... 조직력 '리셋' 감당 가능한가
오베르단·박지수 급히 수혈했지만... '왕조 재건' vs '몰락' 시험대

2025시즌 전북 현대 주장으로 활약한 박진섭. 뉴스1
2025시즌 전북 현대 주장으로 활약한 박진섭.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몇 명이 나가는 건가. 이러다 팀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
지난해 '더블(리그+코리아컵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왕조의 부활을 알렸던 전북 현대 팬들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축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불어닥친 '이적 태풍' 때문이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팀의 척추와 심장이 송두리째 뽑혀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챔피언 전북이 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상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가장 큰 충격은 역시 '캡틴' 박진섭의 이탈이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전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그가 중국 저장 FC로 떠났다. 여기에 지난 시즌 초반 전북 질주의 1등 공신이었던 전진우마저 잉글랜드 무대(옥스퍼드 Utd)로 향했다. 공격과 수비의 핵심이 동시에 사라진 셈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베테랑 홍정호는 수원 삼성으로, '크랙' 송민규는 라이벌 FC서울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권창훈(제주), 한국영(대구), 김정훈(안양)까지 팀을 떠난 선수들의 면면만 봐도 국가대표팀 하나를 꾸릴 수 있을 정도다.

팬들 사이에서 "우승 주역들을 다 내보내고 내년 시즌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2021 K리그 MVP 수상 당시의 홍정호.뉴스1
2021 K리그 MVP 수상 당시의 홍정호.뉴스1

더 큰 변수는 사령탑 교체다.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한 거스 포옛 감독과 결별하고 정정용 감독 체제로 새판을 짰다.

정 감독이 김천상무에서 능력을 보여줬다고는 하나, '우승 챔피언' 전북의 지휘봉이 주는 무게감은 차원이 다르다. 자칫 초반 흐름을 놓친다면 전임 포옛 감독의 그림자가 정 감독을 옥죄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전북 구단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포항 중원의 핵심 오베르단을 품었고, 국가대표 센터백 박지수를 영입해 홍정호의 공백을 메웠다. 검증된 골잡이 모따와 유망주 조위제, 변준수까지 데려오며 스쿼드의 양적 팽창은 이뤄냈다.

하지만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폭 물갈이된 선수단과 새로운 감독의 전술이 녹아들기까지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K리그의 치열한 경쟁이 전북에게 그 시간을 허락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전북 현대의 전진우가 유럽 도전에 나선다.뉴스1
전북 현대의 전진우가 유럽 도전에 나선다.뉴스1

축구계 한 관계자는 "전북의 이번 겨울 행보는 '도박'에 가깝다.
멤버만 보면 화려하지만, 실질적인 조직력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라며 "시즌 초반 삐끗하면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광의 시대를 다시 열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파도에 휩쓸려 난파할 것인가. 전북 현대가 2026년,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시험대 위에 섰다.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봄은 아직 멀고도 험해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