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술, 뻥축구에 지친 축구 팬들
"착한 형님 리더십은 끝났다"... 베트남전 참사가 부른 '이정효 신드롬'
이름값 없고 빽 없어도 '실력' 하나로 증명...
협회 '인맥 축구'의 대안 '선수 빨 말고 전술 빨'
황금 세대 이끌 '미친 지도자'가 필요하다
"착한 형님 리더십은 끝났다"... 베트남전 참사가 부른 '이정효 신드롬'
이름값 없고 빽 없어도 '실력' 하나로 증명...
협회 '인맥 축구'의 대안 '선수 빨 말고 전술 빨'
황금 세대 이끌 '미친 지도자'가 필요하다
베트남전 참사 이후, 축구 커뮤니티와 포털 댓글창을 도배하고 있는 이름은 손흥민도, 이강인도 아니다. 바로 K리그 광주FC의 수장이었던, 지금은 수원 삼성에 부임한 이정효다.
이민성호가 10명 뛴 베트남을 상대로 '무전술 크로스'만 61개를 올리다 자멸하는 모습을 본 팬들은 폭발했다.
왜 하필 지금, 대중은 이정효를 원하는가.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는 색깔이 없었다. 내려앉으면 뚫지 못했고, 맞불을 놓으면 수비가 무너졌다. 이민성 감독의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라는 말은 전술적 준비 부족을 자인한 꼴이었다.
반면 이정효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확실한 색깔을 가진 지도자다.
시민구단 광주FC의 얇은 스쿼드로도 '상대가 누구든 주도하는 축구', '숨 막히는 압박과 포지셔닝'을 구현해냈다. 아직 수원에서는 첫 시즌 전이지만, 홍정호-정호연 등을 영입하며 자신의 색깔을 빅버드에 입히고 있다.
팬들은 보고 싶은 것이다. 한국 대표팀이 베트남, 태국 앞에서 쩔쩔매는 것이 아니라, 이정효 식의 '약속된 플레이'로 상대를 가두고 패는 모습을. "선수가 없어서"라고 핑계 대지 않고, 가진 자원으로 최상의 맛을 내는 그의 전술적 역량이 지금 국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해줘' 축구였다. 손흥민이 해줘, 이강인이 해줘. 전술은 없고 개인 기량에 의존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일본 2군 패배와 베트남전 참사다.
이정효는 다르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라도 그 자리에 들어가면 제 몫을 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이 구토를 할 정도로 극한까지 몰아붙여 디테일을 완성하는 그의 지독함. 그것이 바로 '대충 차면 되겠지'라는 안일함에 빠진 한국 축구에 필요한 '독기'다.
무엇보다 팬들이 이정효를 원하는 건, 그가 축구협회의 주류 라인인 명문대 파벌과 거리가 먼 '비주류'이기 때문이다.
능력보다 인맥, 전술보다 이름값을 선호해 온 협회의 인사 시스템이 연속된 참사를 불렀다. 팬들은 이제 '검증된 실패'인 주류 인사들 대신, 실력 하나로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야생마' 이정효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욕을 먹더라도 이기는 감독", "선수들 멱살을 잡고서 라도 뛰게 만드는 감독".
지금 한국 축구에 필요한 건 덕장이 아니다.
썩어버린 환부를 도려내고, 잠든 호랑이의 콧등을 때려 깨울 '미친 승부사'다. 그 적임자로 팬들은 계속적으로 이정효를 가리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