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양호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26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단순히 AI를 도입해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수준의 AI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솔루션 기업들도 이 같은 고객사 요구에 발맞춰 단일 모델이나 솔루션 대신 기업의 데이터·인프라·보안·운영 환경을 고려해 통합적인 AI 실행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맞춤형 AI 솔루션으로 생산성 높인다
허 대표는 "중요한 것은 최신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 적용했을 때 생산성과 안정성이 실제로 개선되는 지가 관건"이라며 "피지컬AI를 실제 공장, 물류센터, 도시 인프라, 공공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일 기술이나 단일 기업 구조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피지컬AI 성공을 위한 구조로는 AI 모델·추론·데이터 학습 기술 영역인 엔진 영역과 AI 네이티브 클라우드·소버린 인프라 영역인 파운데이션 영역의 조합이 필요한데, 기술은 있으나 산업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AI 플랫폼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 대표는 AI 영역에서 베스핀글로벌 만의 차별점으로 실행력을 꼽았다. 컨설팅, 모델 개발,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운영까지 하나의 조직 안에서 유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베스피글로벌은 기업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AI 전문 파트너로 전환하기 위해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AI 전담 조직인 4대 비즈니스센터(BC)를 신설했다. 고도화된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점점 복잡화·다양화되는 고객 요구에 대응해 맞춤형 AI 솔루션을 적재적소에 제공하기 위해 기존 조직을 △AI·데이터 BC △AI 플랫폼 BC △AI 밸류체인 BC △구글 BC 등으로 세분화했다. 허 대표는 "베스핀글로벌은 'AI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 'AI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에 더 많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자체 개발한 제조 AI 솔루션 '엑셀비오', 비전 AI 솔루션 '멜러리켓' 등 제조 현장의 설비 데이터와 운영 데이터를 결합한 AI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설비 이상 징후 사전 감지, 다운타임(장비 작동 중단 시간) 최소화 뿐 아니라 전체 업무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
허 대표는 "고객의 AI 성숙도에 따른 맞춤형 도입 계획을 수립하는 컨설팅 서비스인 'J2AI'(AI를 향한 여정)와 자체적으로 보유한 AI 구축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도입 전과 비교해 고객사의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였다"면서 "특히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AI 구축·운영 경험, 생성형AI와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기술, AI를 실제 서비스로 운영해 온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기반의 운영 노하우가 강점"이라고 전했다.
올해 AI 매출 두 자릿수 성장 목표
다만,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업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산업 현장에선 데이터 비표준화, 기존 시스템과 연계 미지원, AI 결과에 대한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
허 대표는 "베스핀글로벌은 AI 모델 성능 이전에 데이터 구조화, 운영 환경 안정화, 현장 프로세스 재설계를 먼저 고민한다"며 "AI 도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델을 개선하고 운영하는 ‘AI 운영 체계(MLOps·AIOps)’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는 한 번 설치하고 끝나는 기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운영돼야 비로소 효과를 내는 기술라는 점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7월 금융 AI 전문기업 '코그넷나인'을 인수하며 금융권 전반으로 AI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금융 AI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실전 경험을 빠르게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면서 "단순 규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대신 산업별 AI 전문성, 핵심 기술, 데이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선택적 M&A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올해가 회사 전체에서 AI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올해 전년 대비 연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제시할 만큼 AI 기술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주요 산업 고객을 중심으로 AI 컨설팅, 구축, 운영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단기 매출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AI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공공, 금융, 제조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버티컬 AI의 표준 사례를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별 AI 레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자체 AI 프레임워크와 운영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AI를 가장 잘 설계하는 기업이 아니라, AI를 가장 잘 작동시키는 기업이 돼 지속 가능한 AI 사업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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