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왕진 "논의 전 오해 형성 강력 유감"…與 "당원 추인 전 실무 논의 일러"
이해찬 前총리 추모기간 '공개 불화 자제'에도 與 일각 반대 기류 여전
'합당 추진' 초반 기싸움…與 '흡수통합' 논란에 혁신당 반발서왕진 "논의 전 오해 형성 강력 유감"…與 "당원 추인 전 실무 논의 일러"
이해찬 前총리 추모기간 '공개 불화 자제'에도 與 일각 반대 기류 여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박재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주도권을 둘러싼 양당 간의 기 싸움이 초반부터 감지되고 있다.
혁신당이 합당 추진 여부를 놓고 숙의에 들어간 가운데, 먼저 합당을 제안했던 민주당 내에서 혁신당을 대상으로 '흡수통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당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유감 표명이다.
서 원내대표는 "이런 언급은 (민주당 측의) '당명 고수' 의견과 함께 흡수 합당론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혁신당은 민주당과 현격한 당세 차이에도 합당 시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국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개발이익환수제 법안 등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 제·개정 등 개혁 성향의 법안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혁신당 DNA'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별세에 따른 애도 기간인 점을 고려해 합당 등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서는 공개 발언을 삼갔다.
비당권파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에 반발해 지난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했지만, 이날은 참석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회의 후 브리핑에서 양당 간 합당을 둘러싼 이견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에 "지금은 애도·추모 기간이라 각 당의 당무도 최소한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합당 절차에 대해 논의하기는 매우 이르고 적절치 않다. (합당 관련) 민주당의 정책 의원총회 일정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추모·애도 기간이 지나 각 당이 당원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당원의 추인 결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합당 실무 얘기를 양당이 거론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모 기간이 지나면 민주당 내 합당 반대 기류가 재차 분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방식이나 리더십을 둘러싼 이견도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의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이뤄졌다는 당 안팎의 추측과 관련, "(정 대표 측이) 계속 이렇게 이용하고 있다. '대통령 팔이'를 그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합당과 관련해 대통령과 협의한 바가 전혀 없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뿐 아니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다 직접 확인했다. (협의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합당 의사를 묻는 권리당원 토론 등 절차를 밟았어야 했느냐'고 묻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합당) 제안 자체가 (정 대표) 개인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등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민주당보다 '왼쪽'을 지향하는 혁신당과의 통합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 대표가 못 박은 '지선 전 통합'을 마냥 밀어붙일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이건태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격전지) 지역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데, 혁신당과의 합당 시 유리한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NS에 합당 반대 의견을 낸 장철민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혁신당 뿐 아니라 전체적인 진보정당 사이에서 선거 연대를 어떻게 가져갈지 토론해야 하는데, 합당 과정에서 쌀을 씻고 뜸을 들여 밥을 하기 전에 갑자기 '뻥튀기'가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