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동선 Pick 한화비전, 반도체 숨고르기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9 06:59

수정 2026.01.29 06:59

TC본더 지난해 800억 수주 후 기대 못미쳐..소송 여파
2800억 사옥 매입·기술 연구 투자에 최대 1000억 조달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 한화그룹 제공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 한화그룹 제공
영상과 출입통제시스템, 다양한 환경센서를 기반으로 한 관제 시스템. 한화비전 제공
영상과 출입통제시스템, 다양한 환경센서를 기반으로 한 관제 시스템. 한화비전 제공

한화비전 제공
한화비전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비전이 반도체에서 숨고르기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의 핵심 장비인 열압착(TC) 본더 800억원을 수주한 후 추가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수주한 물량 조차도 지난해 3·4분기 내 전부 매출로 인식되지 못했다. 한화비전은 ㈜한화가 인적분할해 신설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테크솔루션 부문의 핵심 계열사다.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은 한화비전의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비전과 한화비전 자회사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상반기 TC본더 관련 800억원 규모 수주를 한 후 추가 수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1000억원 규모 추가 수주가 예상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비전의 산업용장비(SMT, 반도체, 공작기계) 매출은 2024년 1~9월 3542억원에서 2025년 1~9월 3226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 상반기 800억원 규모 수주를 한 후 행보다.

한화비전의 반도체 숨고르기는 한미반도체와 특허 소송전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허소송에서 질 경우 이미 납품한 장비까지 들어내야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이 자사 TC본더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내용은 2모듈과 4헤드 구조 등이 골자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에 자사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한미반도체 임원에 발송하기도 했다.

한화비전의 자회사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에 TC 본더를 공급하고 있다. TC 본더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반도체 칩을 접합하는 초정밀 장비로, HBM 생산에서 여러 층의 D램을 쌓아올리는 적층 과정에 쓰인다. SK하이닉스의 TC 본더 공급사는 원래 한미반도체였지만, 지난해부터 한화세미텍도 공급사 지위를 얻었다. 두 기업은 싱가포르의 반도체 장비사 ASMPT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4 양산은 오는 2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이제부터 TC본더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다만 한화비전의 시큐리티 부문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시큐리티 부문 매출액은 2024년 1~9월 9307억원에서 2025년 1~9월 1조86억원으로 늘었다. EBIT도 같은 기간 1474억원에서 1638억원으로 증가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비전은 한화비전은 올해 'AI 카메라(시큐리티)' 및 'HBM용 TC본더' 공급 확대를 통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향 TC본더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비전은 오는 2월 4일 수요예측을 통해 최대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2월 12일에 발행한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이다. NICE신용평가 기준 한화비전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한화비전은 회사채 조달과 관련 "사업 확장에 따른 업무 공간 확보에 필요한 재원(2800억원에 사옥 매입) 및 기술 연구 투자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비전은 2024년 9월 1일을 분할기일로 인적분할해 신설됐다. 국내외에서 CCTV, 칩마운터 등의 생산 및 판매와 I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시큐리티, 칩마운터, 반도체장비 등의 산업용장비 생산 및 판매를 영위하는 분할대상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한화의 인적분할 계획에 따르면 한화비전은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기반 비전 솔루션 기업으로, 한화세미텍은 초정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으로 도약이 목표다.
한화비전은 2030년까지 매출 대비 평균 13% 수준으로 연구개발(R&D)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