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방귀 냄새가 갑자기 심해졌다면 소화기관의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악취 나는 방귀는 특정 장기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가스와 복부 팽만은 갱년기 접어든 여성의 흔한 증상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와 장내 환경 악화가 겹쳐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방귀와 트림이 잦아질 수 있다.
일본 여성 전문 클리닉의 시미즈 타쿠야 원장은 "에스트로겐 급감이 자율신경계를 흔들어 위와 장의 통제력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노화와 갱년기가 겹쳐 항문 괄약근 등 골반저근 근력이 약해지면 가스는 의지와 상관없이 빈번하게 배출된다.
또한 다량의 공기를 삼키게 되면 배에 가스가 차고 방귀가 잦아진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증상을 악화시켜 장내 가스 양을 최대 2000mL까지 늘리고, 하루 방귀 횟수가 20회에 달할 수도 있다.
시미즈 원장은 "일상을 방해하는 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사법 개선'과 '생활 속 자세 교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음식은 천천히 씹어 삼켜 공기 흡입량을 줄이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장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가슴으로 당기는 ‘가스 빼기 포즈’나 복부 지압은 가스 배출을 원활하게 돕는 효과가 있다.
췌장 기능 저하, 간질환 등 장기의 건강도 원인
방귀 냄새가 유독 독해지는 주된 의학적 원인은 췌장 기능 저하다. 췌장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생성하는 기관이다. 만성 췌장염, 췌장암, 낭포성 섬유증 등으로 인해 췌장이 충분한 효소를 생산하지 못하면 음식물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도달한다.
특히 지방이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내려가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황화수소 같은 악취를 유발하는 가스가 발생한다. 동시에 대변은 창백하고 기름진 형태의 지방변으로 나타나게 된다. 변이 물에 뜨거나 변기에 기름 자국이 남는다면 췌장 기능 저하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간 질환 역시 방귀 냄새를 심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담즙 생성과 대사 노폐물 여과가 저하되어 지방 소화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악취 가스가 축적된다.
썩은 계란과 마늘 냄새가 섞인 듯한 냄새는 간 부전의 위험한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염증성 장질환, 장내 세균 불균형, 소화기 감염 등도 심한 방귀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지독한 냄새와 함께 증상이 계속 된다면 대장암이나 장폐색 등 중증 질환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내과나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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