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급만으론 집 못 사"…적금 깨서 '상승장' 주식 넣는 2030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1 14:49

수정 2026.02.01 14:49

코스피·코스닥 연일 고공행진
주식시장 뛰어드는 2030 늘어
주식, 유일한 '자산 증식 사다리'
코스피가 장중 5300선을 돌파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초반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뉴스1
코스피가 장중 5300선을 돌파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초반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 5년차 직장인 오모씨(33)는 지난해 말 꾸준히 돈을 넣던 적금을 해지하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간 투자 경험이 없어 안정적인 적금에만 돈을 넣었지만, 주식을 시작한 이후 적금 이자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자산 운용 방식을 바꿨다. 그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주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2030 청년층이 늘고 있다. 단순한 '투자 열풍'이라기보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인식이 청년들을 주식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11p(0.06%) 오른 5224.36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은 14.97p(1.29%) 내린 1149.44로 장을 종료했다.

국내 증시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 역시 팽배하다.

이모씨(29)도 이런 분위기 속 투자에 나선 청년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가상자산 투자를 대부분 정리하고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 투자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이씨는 "청년들이 괜히 주식에 뛰어드는 게 아니다"라며 "주식 투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산을 불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년들의 인식이 이처럼 바뀌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갈수록 높아지는 부동산 가격이 우선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중간값 기준 13.9배로 집계됐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지표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약 14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셈이다.

이런 탓에 청년층은 월급만으론 내 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달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주택을 보유한 청년층(15∼39세)은 165만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11.5%에 그쳤다. 이는 중장년층(40∼64세) 주택 소유자 911만4000명(45.5%)과 노년층(65세 이상) 463만1000명(46.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가 보여주듯 주거 사다리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층 사이에서는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을 축적해 주거 안정을 이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는 낮은 수준에 머무는 반면 부동산을 비롯한 주요 자산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면서 청년 세대에게 주식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사실상 유일한 ‘자산 증식의 사다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청년층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동수 세대정치연구소 대표는 "서울 중위 아파트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청년들에게 부동산은 너무 비싸 접근이 어려운 자산이 됐고, 가상자산은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까지 더해지며 청년들 사이에선 주식에 자산 증식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청년층의 주식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