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을 넘고도 내 집 거실처럼"...럭셔리 SUV '끝판왕', 렉서스 LX700h[기똥찬 모빌리티]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31 05:59

수정 2026.01.31 05:59

정교한 페달 감각에 편안한 승차감
AVS 서스펜션에 피로도 크게 줄어
비즈니스석 같은 실내 시트...정숙성↑
3.5L V6 트윈터보의 절제된 강력함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렉서스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안락한 플래그십 SUV’. 서울 노원구에서 출발해 경남 산청과 전북 남원을 잇는 3일간의 장거리 코스를 주행한 뒤 느낀 렉서스 LX700h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다.

첫 인상은 압도적이다. 어깨를 잔뜩 벌린 듯한 5m가 넘는 차체와 대형 프레임리스 스핀들 그릴은 어느 곳에서나 시선을 집중시킨다. 2.85m의 휠베이스와 2.8톤대 차체가 주는 존재감은 도심에서도, 산자락에서도 늘 한 사이즈 큰 그림을 만든다.

그런데 막상 운전석에 앉아 출발하면, 이 거대한 차가 생각보다 훨씬 안락하게 느껴진다.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스티어링 셋업 덕분이다. 지리산 자락의 좁은 국도나 펜션 진입로처럼 시야와 공간이 모두 압박되는 상황에서도, 손과 어깨에 힘을 꽉 줄 필요가 없다.

LX700h를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발바닥에 전달되는 감각이다.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장시간 운전을 했음에도, 내려서 신발을 벗는 순간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한 피로감이 놀라울 정도로 덜했다. 하루 종일 온몸으로 혹사 시킨 뒤에도 운전자의 오른발과 허리에 느껴지는 부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페달 스트로크는 과하게 깊지 않지만, 초반부터 끝까지 힘의 변화가 유려하게 이어진다. 살짝만 올려도 차가 튀어나가는 대신, 발아귀의 움직임에 비례해 속도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느낌이다. 브레이크 또한 ‘확’ 물고 들어가는 타입이 아니라, 초반에는 살짝 잡아주고 중반 이후 제동력을 서서히 쌓아가는 성향에 가깝다. 내리막 구간에서도 발에 힘을 잔뜩 주고 버티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 여유는 서스펜션에서도 이어진다.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이 노면의 크고 작은 요철을 먼저 받아내고, 프레임과 차체를 두 겹으로 거르듯 흔들림을 정제한다. 덕분에 방지턱을 넘을 때 ‘툭’ 하고 치고 올라오는 충격 대신, 차체가 위로 한 번 살짝 떠올랐다가 부드럽게 가라앉는 움직임이 반복된다.

LX700h의 실내는 ‘이동식 라운지’에 가깝다. 시트가 풍기는 묵직한 안도감과 넓은 좌우 폭이 먼저 몸을 받아 안고, 통풍·열선과 마사지 기능이 뒤에서 든든히 받쳐준다. 장시간 주행에서도 허리와 어깨가 굳어가는 타이밍이 눈에 띄게 늦춰지는 이유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 폭이 넓고, VIP 사양에는 ‘그래비티 프리’ 콘셉트의 리어 시트까지 더해진다. 뒷좌석 역시 등받이와 시트 포지션을 넉넉하게 조절해 거의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가까운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지리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이동 시간이 아닌 휴식 시간으로 느끼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정숙성 또한 이 차의 무기다. 치밀한 방음 설계 덕분에 시속 100km를 넘겨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낮게 깔린 백색소음처럼 묻힌다. 저속에서는 엔진 개입이 줄어들며, 거의 전기차에 가까운 정숙성을 보여준다. 창밖 풍경과 음악에만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LX700h의 동력은 숫자보다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 3.5리터 V6 트윈터보와 전기 모터 조합은 분명 강력하지만, 이 힘을 드러내는 방식은 과시가 아니라 ‘절제’에 가깝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렉서스다운 정숙함’ 위로 묵직한 추진력이 한 박자 늦게 밀려오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10단 자동변속기와 풀타임 AWD는 이 힘을 네 바퀴에 고르게 풀어내며, 속도계 바늘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체감 속도는 한 박자 느리게 느껴지게 만든다.

다만 연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LX700h의 공인 복합 연비는 대략 7.7~8.5km/L 수준으로, 같은 차체를 쓰는 비(非)하이브리드 LX600 대비 소폭 나아진 정도에 그친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섞은 주행에서도 계기판의 실연비가 공인 수치를 크게 웃돌기는 쉽지 않다.

가격은 1억6587만원(5인승 오버트레일 기준)부터 1억9457만원(4인승 VIP 기준)까지로, 선택의 기준은 분명하다.
연비보다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도 감소에 가치를 두는 운전자에게 LX700h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플래그십 SUV다.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렉서스 LX700h. 사진=김동찬 기자.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