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 피부질환 '건선'
완치도 어려운데... '타인의 시선'이 더 큰 고통
[파이낸셜뉴스] "사람들이 저를 피하더라고요. 전염되는 병 아닌데... 수영장이나 목욕탕 가는 건 이제 포기했어요."
피부에 생긴 붉은 반점과 각질 때문에 고통받는 질병이 있다. 바로 건선이다. 건선은 전염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임에도, 타인의 시선때문에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환자들이 많다. 게다가 완치도 어렵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질환이다.
건선은 단순 피부병이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건선은 피부에 경계가 뚜렷한 은백색 각질로 덮인 붉은 반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면역질환이다.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근본 원인은 몸속 면역체계에 있다.
정상적인 피부 세포는 약 28~30일 주기로 교체된다. 하지만 건선 환자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피부 세포의 교체 주기가 3~4일로 극도로 빨라진다. 그 결과 피부 위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염증이 생긴다.
국내 건선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는 2020년 약 16만8000명에서 2024년 약 18만5000명으로 최근 4년 새 약 10% 증가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붉은 반점 위에 하얀 각질'
건선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은백색의 두꺼운 각질로 덮인 경계가 뚜렷한 붉은 발진이다. 처음에는 좁쌀 같은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병변과 합쳐지거나 커지며 넓은 부위로 퍼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고름 주머니(농포)가 생기고, 심한 통증과 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병변은 주로 팔꿈치, 무릎, 두피, 엉덩이 등 마찰이나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나타난다. 하지만 손톱, 발톱, 손바닥, 발바닥은 물론 전신 어디든 생길 수 있다.
특히 두피 건선의 경우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각질이 생겨 비듬처럼 보이기도 하며, 손발톱 건선은 손발톱이 두꺼워져 무좀과 혼동되기 쉽다.
각질과 함께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약 70~80%가 가려움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피부가 갈라지면서 통증과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선 증상은 비단 피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건선 환자의 약 10~30%에서 손가락, 발가락, 척추 등의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과 부종, 뻣뻣함이 나타나는 '건선성 관절염이 동반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관절이 변형될 수 있다.
단계별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관리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증상 단계에 맞는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경증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비타민D 유도체 같은 바르는 약으로 치료한다. 증상이 더 심하면 자외선을 쪼이는 광선치료를 병행한다. 이것만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면역억제제나 레티노이드 같은 경구약을 사용하는 전신 건선 치료를 시작한다.
스트레스와 피로는 면역질환인 건선의 가장 큰 악화 요인이므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중요하다.
피부 관리에서는 보습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하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하루 2~3회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목욕 시에는 너무 뜨거운 물을 피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억지로 떼어내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그 부위에 새로운 건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옮는 병 아냐"… 숨지 말고 병원 찾아야
건선은 전염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악수를 하거나 같은 수영장을 이용해도 옮지 않는다. 하지만 건선 환자들은 질병 자체보다 사회적 편견때문에 힘들어 한다. 대한건선협회 조사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약 90%가 타인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으며, 약 60%는 수영장이나 목욕탕 이용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건선을 '불결해서 생기는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건선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일 뿐, 환자의 잘못이나 부주의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건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피부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관절 통증이 동반되거나 피부가 벗겨지면서 고열이 나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