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스테이블코인 '돈의 속도' 높여 거래 활성화" [fn 이사람]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5 18:42

수정 2026.02.05 18:42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
자금 묶이는 대기 구간 줄어들어
주식 매매하자마자 통장 자금 입금
다만 거래 주체 국적 파악 어려워
범죄예방 위해 감독방식 바뀌어야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 금융결제원 제공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 금융결제원 제공

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을 바꿀까. 지금은 마치 금융시스템을 송두리째 갈아엎을 것처럼 묘사된다. 핵심은 기존 질서의 붕괴가 아닌 '돈의 속도'다. 자금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생기는 마찰을 줄여 보다 빨리, 더욱 많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사진)은 5일 "기존 금융 시스템에선 자금이 정산, 리스크 관리 등으로 인해 일정 기간 쓰임이 없는 채로 묶일 수밖에 없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이 되면 이 과정이 생략됨으로써 돈의 속도를 높이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경 간 지급결제에서는 환거래은행 구조상 거래 전 자금을 미리 쌓아두고, 온라인 상거래에서도 환불·취소 가능성을 감안해 가맹점 정산 시점을 미뤄둔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런 대기구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건부 지급, 처분 제한 등을 활용하면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자금을 동결 없이 보다 빠르게 다음 거래로 이동시킬 수 있다. 수출입기업이나 플랫폼 판매자들은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다만 아직은 금융시스템 뒷단의 이야기다. 이미 고도화된 지급결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경제생활에서 추가적 편리함을 느낄 여지는 크지 않다. 미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일반 거래 중 소매 지급결제 비중은 전체의 0.6%(75억6000만달러) 정도다.

그러나 가시권 너머의 변화는 결국 일상을 바꾼다. 가령 국내 증권시장에서 'T+n'이라는 개념은 사라질 수 있다. 대개 주식을 팔면 매매거래일(T)로부터 2거래일(T+2) 뒤 결제 대금이 들어온다. 스테이블코인 세계에선 거래 당사자 간 주고받기로 거래가 끝나 대금이 즉시 정산된다.

부작용도 선명하다. 김 연구역은 "연결이 짙어지면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체로 번지거나 파악할 수 없는 이유로 분산원장 체계가 작동을 멈출 수도 있다"며 "해킹 등 사이버 보안 문제는 계속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적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거래의 수수료가 '제로'에 수렴해 환전의 필요성이 소멸된다는 뜻이 아니다. 사용자 자신이 직접 키를 관리하는 '비수탁형 지갑'은 그 주체의 국적 파악이 안 돼 분산원장상의 금융 세계에선 국적·소재지 특정이 어렵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름처럼 '안정성' 담보가 관건이다. 김 연구역은 "중앙은행 화폐를 통한 최종 결제 등이 없는 만큼 보유자 상환청구권의 법적 보장과 준비자산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규제와 감시의 문제로도 이어진다. 이때 초점은 '정합성'에 맞춰진다. 김 연구역은 "규제나 감독이 느슨한 국가는 약한 연결고리가 돼 금융범죄의 침투 대상이 되므로 국제표준 등에 최대한 맞춰야 한다"고 짚었다.

금융감독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거나 분산원장 위 거래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진다.
그래도 거래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김 연구역은 '길목'을 지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비수탁형 지갑에서 거래소로 입금할 때 본인확인(KYC)과 자금출처 점검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당장은 경제활동에 쓰기 위해 기존 금융시스템으로 옮겨오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