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제2의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다. 민간기업 대주주 지분 제한은 현행 법규는 물론 전례도 없지만 자본주의 시장의 순리를 거스르기 때문이다. 특히 넥스트레이드는 업체별 출자를 통해 설립된 자회사이고, 가상자산거래소는 엄연히 개인이 창업한 기업이다. 소유구조부터 다르다. 경영권 및 재산권 침해 등 소송전으로 비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 더구나 길어야 13년에 불과한 업력에도 불구하고 불모지를 개척해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일궈냈더니 차세대 금융플랫폼 육성은커녕 헐값 지분매각의 막다른 길로 몰아넣고 있다. 장기투자와 창업 생태계의 혁신의지를 꺾는 최악의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는 '그린란드급' 쇼크에 빠졌다. 가상자산 발행(ICO)은 막힌 데다 금가분리(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 제한 등 그동안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온갖 그림자 규제에 손발이 묶인 것도 모자라 강제적으로 주인까지 바뀔 것이란 상상을 했겠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러 견제를 명분으로 5만여명이 거주하는 희토류의 땅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야욕과 오버랩됐을 것이다. 지난 4일에는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이 한데 모여 국회로 달려갔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핀테크산업협회는 각각 공식 입장문으로 규제 재고를 호소하는 등 업계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만 마뜩지 않은 외부 시선을 초래한 지점들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무엇보다 단기간 고공성장으로 내부 통제가 미숙했다.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상 초유의 이벤트 보상 오지급 등은 구조적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훼손된 신뢰성은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는다. 버는 만큼 코인베이스 등 세계 주요 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한 미래 성장기반 강화와 리스크에 대비하려는 재투자에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대규모 배당 잔치를 벌이거나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경쟁사 흠집내기를 위한 마타도어(흑색선전)식 행태에서 자유로운지도 짚어봐야 한다. 전반적으로 당국의 고심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선진국에서도 전무한 급진적인 정책은 시장경제에 미칠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지분제한이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내부통제와 이해상충 방지체계 고도화 등으로 책임경영과 혁신 강화를 제언하는 전문가들의 고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쇠침대'가 있다. 하지만 잘 드러내지 않을뿐더러 끄집어내기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이유는 정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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